일카 키비마키 핀란드 알토대학 스타트업 사우나 대표가 19일 '2014 창조경제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벤처 창업이 활성화되려면 젊은 창업자를 영웅처럼 대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일카 키비마키 핀란드 알토대학의 스타트업 사우나 대표는 19일 미래창조과학부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2014 창조경제 글로벌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스타트업 사우나는 핀란드의 대표적인 앤젤 투자 재단이다. 창업 초기의 회사들에도 서슴없이 돈을 대주는 ‘우호적인’ 투자사다. 120명 정도의 파트너급 투자자들이 참여해 3600만달러의 자금을 만들었다.

키비마키 대표는 탁월한 창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것을 최고로 여기던 가치관을 깨고 용기를 내어 회사를 차리고 고성장 기업으로 키워내는 창업자가 존경받는 문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스타트업 사우나는 이런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곳이다. 신생기업에 돈을 대는 것 이외에도 이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데 주력한다. 키비마키 대표는 “스타트업들이 국제적인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슬러시(slush) 컨퍼런스’를 열고 있다”며 “매년 1200개 기업이 참가하고 글로벌 석유회사 쉘의 최고경영자들을 연사로 참석한다”고 소개했다.

홍보뿐만이 아니라 교육에도 힘을 쓴다. 키비마키 대표는 “최고의 기업인을 유치해 코치, 멘토링을 예비 창업자나 현직 창업자들에게 제공한다”며 “현재 100여명 정도의 코치를 두고 있다”고 했다. 이들 코치들은 매해 두번씩 코칭 이벤트에 나선다. 북유럽과 동유럽, 러시아 35개 도시를 순회하면서 하루 동안 교육을 제공한다.

학생들의 창업에 대한 호기심을 고양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 학생들을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독일 베를린 등 다른 국가의 신생기업에 보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키비마키 대표는 “학생들 대부분이 이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창업을 준비한다”라고 말했다.

키비마키 대표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려면 정부의 역할이 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사업을 하는 민간 부문이 주도적으로 제도를 개선해나가야지만 미래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필요에 따라 현지 사업에서 정부 개입이 허용되겠지만, 이마저도 단기에 그쳐야 한다”라며 “민간 부문이 주도권을 잃으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