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가 장기화로 식료품비의 물가상승률이 낮아진 덕분에 지난해 엥겔지수가 4년만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저소득층의 엥겔지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엥겔지수는 총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엥겔지수가 높다는 것은 쓰는 돈 중에서 필수적인 생활비 지출 비중이 높아 그만큼 생활이 팍팍하다는 의미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계의 평균 소비지출은 248만725원으로 2012년(245만7441원) 보다 2만3284원(0.95%) 늘었다. 그러나 식료품·비주류음료에 지출한 금액은 34만8240원으로 전년(34만9190원) 보다 950원(0.27%) 줄었다. 소비지출은 늘었지만 먹는 곳에 쓰는 돈이 줄면서 지난해 엥겔지수는 14.04%로 전년(14.21%)보다 0.17%포인트 하락했다. 2009년 엥겔지수(13.85%)가 전년대비 0.26%포인트 떨어진 이후 4년만에 하락한 것이다.

이 같은 엥겔지수 개선은 지난해 농산물 작황 호조의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등 식료품 물가 상승률이 매우 낮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를 기록했는데,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의 물가상승률은 0.9%에 그쳤다. 이는 2006년(0.5%) 이후 7년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5년간 엥겔지수 추이

그러나 소득 하위 20% 계층(1분위)의 엥겔지수는 다른 계층에 비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위 가구의 엥겔지수는 20.72%로 2012년(20.79%) 보다는 0.07%포인트 떨어졌지만 최근 10년 중에서는 3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저물가에도 저소득층의 생활 형편은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반면 지난해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엥겔지수는 11.48%로 최근 10년 중 5번째로 낮았으며 소득 상위 20~40%(4분위) 가구의 엥겔지수도 13.03%로 최근 10년 중 3번째로 낮았다. 지난해 전체가구 엥겔지수도 최근 10년 중 4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