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5일. SK텔레콤 을지로 본사 건물에서는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2014 신입 매니저 교육 Biz. 토론 대회'. 토론 대회라면 초중고생 혹은 대학생들의 전유물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이곳에서는 참가자들이 신입사원이었다. 이렇게 비즈니스 디베이트는 첫 모습을 드러냈다.
이를 기획한 SK텔레콤 FMI(Future Management Institute)의 밸류(Values) 교육팀은 "지금까지는 주로 강의 및 발표 형식 연수를 진행했는데, 교육 효과와 만족도를 더 높이기 위해 이번에 신입 매니저 교육에서는 처음으로 디베이트를 도입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사실 아직도 직원 연수를 '일종의 휴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거나한 술판을 기대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상태에서 지루한 강의가 먹혀들어갈 리 없다. 결국, 기업의 인력개발 파트에서는 "어떻게 하면 연수 효과를 높일 수 있을까?"를 고심한다. SK텔레콤 FMI의 밸류 교육팀이 선택한 것은 비즈니스 디베이트였고, 그 연수의 결과물로 마지막 날에 토론 대회를 연 것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이렇게 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가한 77명 신입 사원들은 모두 12개 팀으로 나뉜 뒤, 2팀씩 6쌍으로 편성되었다. 각 쌍마다 별도의 SK텔레콤의 현안을 감안한 주제가 부여되었다. 각 팀은 자신들이 맡은 주제, 자신들이 맡은 입장에 따라 리서치를 하고 토론 대회를 준비했다. 그리고 대회 당일에는 각 주제에 해당되는 실무자까지 참가한 가운데 6차례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사전에 내가 토론 방법과 기술에 대해 브리핑 했고, 대회 현장에서는 디베이트 전문가들을 사회자로 초빙해 대회의 원활한 진행을 도왔다.
연수 반응은 뜨거웠다. 밸류 교육팀의 증언이다.
"사후 설문을 보니 연수생 90% 이상이 효과적이라고 응답했다."
"매우 뿌듯하고 행복한 경험이었다. 자발적인 학습을 일으키는 도구(Tool)로서의 토론에 대해 확신할 수 있는 기회였다."
"전체 토론 질에 대한 평가를 현업 담당자에게 부탁했는데, 절대평가 점수가 높게 나와서 가장 뿌듯했다. 신입 사원들의 공동 목표는 80점이었는데, 결과 점수는 89.2점이었다."
토론 대회에 심판으로 참가했던 현업 전문가들은 이렇게 증언했다.
"이 대회장에 가장 진지하지 않은 상태로 들어온 사람은 나였던 것 같다. 회사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공부하고 진지하게 고민했다는 것에 스스로를 반성한다."
"신입 사원들이 연수 3일 만에 이 정도 내용을 풀어내는 것을 보니 놀랍고, 같은 팀 동료들을 데리고 와서 들을 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
토론 대회에 참가한 연수생들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밤늦게까지 팀원들과 함께 자료를 조사하고 연습했다. 재미있었고, 토론을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현업에 배치되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상대방의 말을 잘 알아듣고 동시에 나의 의사를 분명히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이와 관련된 기술을 단기간에 맛볼 수 있어 좋았으며 이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경험 자체가 즐거운 시간이었다."
"생각하는 힘,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 상대방의 의견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비판적으로 사유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사실 이 프로그램에 관여했던 나 혹은 다른 디베이트 관련자에게는 그다지 놀라운 반응이 아니었다. 어느 현장이든 디베이트 참가자들이 보이는 반응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그 대상이 직장인이었고, 또 과제가 비즈니스 현안이었을 뿐이었다.
이야기가 길어졌다. 본론으로 들어간다.
국가도 기업도 구성원의 잠재력을 통합하고 극대화하여야 발전한다. 이를 매개하는 것은 커뮤케이션 능력이다. 서로가 자신의 의사를 잘 정리해서 전달하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여 핵심을 파악하고, 차이점을 발견하여 논의할 때 조직은 하나로 움직이고 그 힘은 극대화된다.
하지만 현실은 답답하기만 하다. 상명하복 문화가 만연한 곳이 아직도 있다. 회의 시간이면 남의 눈치만 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기업체 연수에서는 여전히 주입식 강의가 주를 이룬다. 해결방법은? 비즈니스 디베이트다. 비즈니스맨들이 토론하는 능력을 기르는 프로그램이다. 서로를 이해하고, 잠재력을 극대화하여 조직의 성장을 추동하는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