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취업자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경기회복세에 따른 상용직 근로자 증가 영향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성 및 고령층의 노동시장 재진입이나 은퇴연령층의 노동시장 잔류 등 노동공급 측 요인도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16일 '가파른 고용 증가, 경기 못지 않게 공급 요인이 주도'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올해 1~2월 평균 취업자수는 전년동기대비 77만명 증가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2010년 1월~올해 2월)의 평균 증가폭 41만명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2월 취업자수 증가폭은 83만5000명으로 1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구원은 이같은 고용 증가세가 꼭 좋아 보이지만은 않는다는 입장이다. 상용근로자는 올해 들어 65만명 증가했는데 50대 이상이 33만명이나 늘어 증가분의 52%를 차지하고 있다. 근속년수별로 분류해 봐도 근속기간이 10년 이상인 근로자 증가가 18만명으로 여전히 높다. 10년 이상 장기근속자만 보면 50대 이상이 15만명 증가해 증가분의 79.6%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나이가 많아져 은퇴할 연령이 돼도 노동시장에 남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고령층 자영업자의 조정(감소)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자영업자가 가장 많은 도소매업은 올해에도 취업자가 월 평균 2만2000명 감소했고, 건설업은 3만4000명, 기타개인서비스업은 3만2000명, 부동산 및 임대업은 1만1000명 줄었다.

여성 고용은 50대와 저부가가치 서비스업에 집중돼 있다. 여성 취업자 수는 1~2월 평균 전년동기대비 35만명 증가해 작년 하반기 증가폭(26만명)을 웃돌았다. 교육서비스, 전문사업서비스에서 각각 3만4000명, 3만2000명 증가했지만 가장 크게 늘어난 부문은 여전히 저부가가치 서비스 영역인 도소매업(8만7000명)과 보건사회복지서비스(8만4000명)였다. 연령별로는 50대 취업자 증가가 17만명으로 여성고용 증가의 48.2%를 차지하고 있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고용 증가세는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져온 경기회복을 반영하고 있어 분명 긍정적 측면이 존재한다"면서도 "장기간 경기부진 속에서 인구구조적 변화와 정부정책의 영향으로 고령층과 여성층의 경제활동 참가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자영업 창업보다는 임금 근로 형태로 노동시장에 잔류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들 계층의 고용이 집중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부문도 대부분 저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위원은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노동공급 측 요인들이 고용증가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여 2000년대 평균보다 높은 고용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면서도 "잠재성장률 수준의 견실한 회복을 이루지 못하는 한 이런 고용회복세는 결국 국민경제 전체로 볼 때 일자리 나누기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