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전공의들이 24~29일 예정된 의사들의 2차 집단휴진에 참여하기로 했다. 노조가 없는 삼성서울병원에서 파업이 벌어진 것은 의약분업에 반대해 집단휴진에 돌입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삼성서울병원 전공의들은 14일 대한의사협회가 예고한 2차 집단휴진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서울병원 전공의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달 12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전공의 전체 투표에서 총유권자 537명 중 511명이 투표해 찬성 467표(91.4%)와 반대 15표(2.9%), 기권 29표(5.7%)로 대정부 투쟁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의 계열인 삼성서울병원 전공의들은 그동안 빅5병원 가운데 유일하게 대정부 투쟁에 침묵을 지켜왔다. 특히 이들 전공의들은 삼성이 원격진료 도입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각종 의혹에 시달려왔다. 무(無)노조, 무파업 원칙을 고수해온 삼성그룹의 기업 문화에 따라 파업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2차 집단휴진 참여 여부를 묻는 이번 투표에서 이들 전공의들은 높은 참여율과 찬성률을 보이며 분명한 파업 참여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수련을 하는 수련의와 전공의들로 구성된 이 모임은 노동조합법에 규정된 정식 노조는 아니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 전공의들의 이번 파업 결정에 대해 무노조 무파업 원칙을 고수하는 삼성측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삼성서울병원 전공의들이 집단휴진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24일로 예정된 2차 집단휴진에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5개 상급종합병원 전공의들이 모두 참여하게 됐다.

앞서 신촌세브란스병원과 서울성모병원 전공의들은 이달 10일 의협 1차 파업에 참여했다.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전공의들도 내부 회의와 투표를 거쳐 2차 파업에는 참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