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회현동에 있는 우리은행 본점 전경.

우리은행이 STX조선해양채권단에서 빠지겠다는 결정을 번복해 채권단에 그대로 남기로 했다. 이에 따라 STX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 작업은 차질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14일 “STX조선해양에 대한 실사 결과를 검토할 시간이 부족해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했으나 재검토 결과 지원해도 좋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조만간 반대매수청구권을 철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에 대한 대출 보증액 2500억원을 보유한 우리은행은 추가 자금 지원이 어렵다며 채권단에서 빠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은행이 채권단에 계속 남겠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STX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산업·수출입·농협·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지금까지 STX조선해양에 2조7000억원을 투입했고 회계법인 실사 결과 약 1조8000억원의 추가 부실이 발생해 신규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향후 (STX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신규자금 지원 등 의사결정을 내리면 우리은행은 채권비율에 따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채권비율은 7.35%다.

한편 금융당국과 예금보험공사는 우리은행의 STX조선해양에 대한 여신을 부실채권에서 빼주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우리은행은 과거 공적자금을 받았기 때문에 예보와 경영 정상화 이행약정(MOU)을 맺고 매년 평가를 받는데 부실채권 비율이 높아지면 MOU를 지키기 어려워진다. MOU를 못 지키면 임직원의 임금이 동결되거나 성과급이 깎일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STX 그룹에 대한 지원은 국가경제를 위한 것인 만큼 STX에 대한 여신을 부실채권 평가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