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은 13일 ‘크림반도 리스크 고조의 경제적 파급 영향’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사태가 악화돼 국제 유가가 10% 상승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23%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 유가 상승 국면이 장기화되면 설비투자가 감소하고 수출도 줄어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 원유 수입의 78%를 차지하는 두바이유 가격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는 "2006년과 2009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천연가스비 협상을 두고 갈등을 벌이며 가스공급이 중단돼 국제 유가가 상승했던 사례를 고려하면, 크림반도 사태가 악화될 경우 올해 1분기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가격은 평균 10% 정도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크림반도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이 길어지면 서방국은 러시아에 경제 제재 조치를 단행하고, 러시아는 천연가스와 원유 공급을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러시아는 전세계 천연가스 생산의 17.6%를 담당하고 있고, 원유 생산은 13.0%(2012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가 천연가스·원유 공급을 중단할 경우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크림반도 위기와 함께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영향이 신흥국 위기로 확산되는 경우"라며 "이런 상황에서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일 수 있기 때문에 위기 상황에 대응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구원은 또 "국제 유가 급등에 대비해 석유비축 규모를 늘리고 에너지 수급로를 다양화하는 등 비상대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