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들어서 두번째로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됐다는 소식에 자동차 관련 업종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 호주와 협정을 맺은 이후 이번 캐나다와의 FTA 체결로 해외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번 관세철폐 발효시점은 국회 비준을 거친 후인 2015~2016년 정도로 이에 따른 실적반영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전날보다 0.42%, 0.18% 내린 23만5500원, 5만5700원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최고가였던 26만1500원(10월 말) 대비 10% 가까이 내린 수준이며 기아차는 지난해 최고가였던 6만8000원(9월 말) 대비 22% 가량 하락했다. 올 들어 현대차와 기아차는 주가가 내림세를 타다 반등해 각각 23~24만원대, 5만5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날 정부는 캐나다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이 협상 8년 8개월 만에 타결됐다고 밝혔다. 한국·캐나다 FTA 타결안에 따르면 발효 후 24개월 안에 자동차 관세율(6.1%)이 철폐된다. 증권 전문가들은 캐나다 현지에 현대 기아차의 생산 공장이 따로 없어서 한국 완성차를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하는 만큼 현대차와 기아차를 비롯한 완성차들의 해외 수출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승규 KB증권 연구원은 "캐나다의 자동차 내수 시장은 수입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현대 기아차는 현지 공장이 없는 브랜드로서는 가장 높은 점유율(전체 12%로 전체 중 4위)를 차지하고 있고 현지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는 일본차 업체인 도요타나 혼다(9~11%)에 비해 점유율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2009년 이후 소형차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현재 캐나다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미국 생산공장과 한국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사실상 무관세이며 한국에서 수입하는 물량에 대해서만 6% 가량의 관세를 내고 있는 수준이다.

한국에서 캐나다로 수출하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자동차 대수는 모두 11만7000대이며, 미국에서 생산된 현대차와 기아차 차량은 9만3000대 정도다. 이상현 NH증권 연구원은 "캐나다가 한국에서 자동차를 수입하는 물량이 미국 현지 공장에서 나오는 물량 보다 많아 관세가 철폐될 경우 한국 생산 차가 일본자동차보다 가격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캐나다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점유율은 12%로 포드(16.2%), 피아트-크라이슬러(14.9%), GM(13.5%)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점유율 면에서는 일본의 도요타(11.2%)나 혼자(9.4%)를 앞서고 있다.

현지 공장이 없지만 우수한 판매 인프라를 가졌기 때문에 추가 점유율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현대차는 1989년에 캐나다 부르몽에 연간 10만대를 생산하던 현지 공장을 건설했으나 판매 부진으로 1996년 철수했다. 그러나 이때 구축한 캐나다 판매 통로를 이용해 자동차 점유율 4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

다만,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캐나다로의 수출 비중이 높지 않아 이익증가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작년 한국에서 캐나다로 수출한 전체 자동차 수는 총 13만3000대로 한국의 총 자동차 수출 물량(308만9000대)의 4.3%를 차지한다. 미국(24.6%), EU(13.2%)에 비해 교역 물량이 적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전체 매출에서 캐나다 수출 물량 비중이 크지 않아 이익 증가 기여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캐나다 수출 비중이 높은 기아차가 상대적으로 이득을 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재 현대차는 자동차 해외 수출물량 461만대 중 1.3% 수준인 6만1000대를 캐나다로 수출하고 있으며 기아차는 275만대 중 2.1% 수준인 5만8000대를 캐나다에 팔고 있다.

완성차 업체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부품 주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평가가 이어졌다. 자동차 부품의 관세(6%)도 발효시점부터 즉시 혹은 3년내에 폐지되며 타이어 부품(관세율 7%)도 발효시점부터 5년 내에 대부분 없어진다. 이명훈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부품 및 타이어 업체의 경우도 관세가 철폐 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수출 규모가 완성차보다 작아서 수혜를 크게 보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