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고용동향을 보면 20대 취업자 수가 2000년8월 이후 13여년만에 처음으로 10만명 이상 늘어난 반면 청년층(15~29세)의 실업률은 10.9%로 2000년 1월(11%) 이후 14년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층의 실업자 수도 47만3000명으로 2004년 2월(48만2000명) 이후 10년만에 최대치였다. 긍정적인 수치와 부정적인 수치가 동시에 나온 셈이다. 그렇다면 그 배경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졸업시즌과 공무원 채용시험이 지난달에 몰리면서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했던 청년층이 구직의사가 있는 경제활동인구로 대거 이동해 실업자로 잡힌 청년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비경제활동인구까지 포함하는 고용률과 달리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경제활동인구가 갑자기 늘어나면 실업률은 높아지게 마련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4월에 접수받던 국가공무원 9급 공채시험 접수가 올해는 지난달에 실시됐다. 3000명을 뽑는 이 시험에 총 19만4000명이 지원했다. 1차 경찰공무원 시험 접수도 지난달에 이뤄졌는데, 이 시험에는 5만6000명이 몰려 지난해(3만4000명)보다 2만2000명 늘었다.

지난달 두 건의 공무원 채용 시험 접수에 총 25만명이 등록한 것이다. 이들은 구직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기재부는 이들 중 상당수가 지난달 시험에 응시하면서 신분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경제활동인구, 그 중에서도 청년층 실업자로 바뀐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비경제활동 인구 중 취업준비로 인해 비경제활동으로 잡혀있던 인구의 숫자가 지난해보다 12만명 줄었다.

2월이 졸업시즌인 점도 청년 실업률 상승에 한몫했다. 통상 2월은 졸업과 함께 구직자가 증가해 청년 실업률이 올라간다. 특히 올해는 경기가 살아나면서 많은 이들이 일자리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구직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형일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공무원 시험 일정이 변경되면서 통계가 평소와 다르게 나왔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취업자 수와 실업자 수가 함께 늘어나는 것은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무원 시험으로 인해 청년층 고용 지표가 왔다갔다한다는 자체가 청년층 고용시장이 얼마나 취약한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용 지표에 왜곡을 가져올 정도로 공무원 시험에 청년들이 몰린다는 것은 청년 눈높이에 맞는 질 좋은 일자리가 그만큼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