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모바일 메신저 거품 논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은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을 160억달러, 한화로 약 17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대부분을 주식(120억달러)으로 지급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엄청난 인수가다. 천문학적인 모바일 메신저 가치, 과연 거품일까 아닐까. 페이스북은 이미 자체 메신저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가입자당 1년에 1달러를 받는 왓츠앱에 수백억달러를 지불한 것이 옳은 결정일까.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소식이 들려오고 나서 모바일 메신저 가치 거품논쟁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앞서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 라쿠텐이 모바일 무료 메신저 바이버를 9억달러(9550억원) 에 인수하기로 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운영하는 네이버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 주가는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소식이 들려온 날 8%대 하락했다.

왓츠앱 인수시 가입자 1인당 가치가 35달러로 매겨졌는데, 왓츠앱보다 사용자수가 적은 라인 가입자 1인당 가치가 이보다 높은 50달러로 평가받았다는 사실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2위 통신기업 소프트뱅크가 라인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는 소식이 전달되면서 네이버 주가는 반등해 고공 행진중이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왓츠앱이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수익모델이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스티브 발머 전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도 “4억5000만명의 왓츠앱 이용자들이 페이스북 매출 창출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겠느냐”며 “업계 유행과 같은 인수는 아니겠지만, (왓츠앱) 인수가 성공적인 것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거품 논란이 계속되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왓츠앱 인수가격은 실제 가치보다 오히려 낮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메신저의 가치는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가장 명확하게 나타나는 수치는 사용자 수다. 현재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중국 위챗의 가입자는 6억명으로 가장 많고, 북미 등 영어권 국가를 기반으로 한 왓츠앱이 4억5000만명으로 2위, 네이버 라인은 3억5000만명으로 3위를 기록 중이다.

물론 성장세도 감안해야 한다. 위챗, 왓츠앱, 라인 등 세 메신저의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다. 위챗은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발판삼아 함께 급성장하고 있으며 현 추세대로라면 12억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페이스북마저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왓츠앱은 매일 신규가입자가 100만명씩 증가하고 있으며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10억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라인도 2011년 6월 서비스를 시작한 후, 6개월만에 1000만명의 유저를 모았으며 2012년 7월 5000만명, 2013년 1월 1억 돌파, 7월에는 2억 돌파, 11월에는 3억명을 달성하는 등 점차 가속도가 붙고 있다. 다만 카카오의 경우 한국시장이 주 무대며 이미 포화상태라는 한계가 있다.

수익모델도 고려해야 한다. 라인은 메신저 서비스 자체는 무료이지만 게임, 스티커 판매, 기업 연예인 홍보 등을 통해 돈을 번다. 특히 게임 안에서 아이템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인앱(in-app) 게임 수익은 지난해 4분기 매출만 122억엔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년도보다 5배나 상승했을 정도로 인기다.

카카오도 라인과 비슷한 방식으로 돈을 번다. 애니팡과 같은 인앱 게임을 통해 입점 수수료 등을 받는 것이다. 아울러 카카오와 라인은 수익모델을 늘리려고 계획 중이다. 라인은 전자상거래, 음악서비스 추가를 고려하고 있으며, 카카오도 금융서비스 등 신규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밝혔다.

중국 위챗은 게임 외에도 전자결제 기능이 대표적인 수익원이다. 위챗으로 택시비를 결제하면 수수료를 받는다.

반면 왓츠앱은 소액의 이용료만 받는다. 첫 1년은 무료로 제공하고 1년이 지나면 1달러의 이용료를 받는 식이다. 심지어 기능도 커뮤니케이션 기능만 제공할 정도로 단순하다. 지난해 왓츠앱은 2000만달러를 벌었다. 사용자 수에 비하면 적은 매출이다.

왓츠앱의 경우 음성통화를 추가로 지원하겠다는 계획 외의 향후 수익 모델 계획이 없다. 얀 쿰 왓츠앱 CEO는 게임이나 광고 같은 수익사업은 하지 않고 메신저 서비스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메신저 가치평가시 고려할 점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다. 왓츠앱을 통해 직접적인 수익을 얻지 못하더라도 12억3000만명의 이용자를 가진 페이스북과 연동한다면 소셜네트워크 시장 지배자의 위치를 확고하게 굳힐 수 있다.

결과적으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고 현재 수익모델도 있으며 성장세도 빠른 위챗, 라인 등의 장래는 밝다고 볼 수 있다. 아직 수익 측면에서 ‘플랫폼화’ 하지 못한 왓츠앱 가치는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②삼성전자 주가 전망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가 주당 200만원을 호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냈다. 삼성전자 주가 최고점은 2013년 1월 4일 기록한 158만4000원이다. 2014년 들어서 주가는 더 떨어져 120만~130만원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전체 이익의 70%를 견인했던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성숙기로 접어든데다 삼성이 만드는 스마트폰이 다른 경쟁업체와 차별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IM(IT·모바일)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신종균 사장의 고민이기도 하다.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업체마다 비슷한 하드웨어 스펙으로 상향 평준화가 됐고, 삼성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마케팅 측면에서도 경쟁업체들의 추격이 만만치가 않다. 애플은 최근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시작했다. 중저가 시장으로 눈을 돌려도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으로 덩치를 불리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삼성전자 주가 흐름. 지난해 12월 150만원 가까이 올랐던 주가는 연초 들어 120만~130만원대에 그치고 있다.(그래픽:한미선)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낮은 주가는 삼성전자의 장기 위기를 반영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5 효과로 기대할 수 있는 주가 상승 여지도 크지 않다.

홍성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제품의 경우 공개 전 스펙 기대감으로 상승했다가 공개 후 주가가 하락하는 사이클로 움직였다면, 갤럭시S5는 처음부터 기대감이 낮아 주가 약세를 지속한 만큼 추가로 오르거나 내릴 부담이 적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주가가 재평가 받기 위해서는 신제품 발표보다는 현재의 영업이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뜯어 고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디스카운트 요인을 획기적으로 뒤바꿀 신성장 동력에 대한 인수합병(M&A)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종호 연구원은 "'갤럭시S5' 출시로 올해 2분기까지는 영업이익을 점진적으로 개선할 수 있겠지만, 하반기에도 이익 성장세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 성장률은 -2%에 머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 성장률은 2012년 79%, 2013년 27%에 달했지만, 올해는 두자릿수 성장은커녕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2011년 16조원, 2012년 29조원, 2013년 38조원에 달했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2% 성장하면 36조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③이동통신업체의 앞날은

이번 MWC 2014는 세계 이동통신사들의 앞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는 현실이 드러나는 행사였다. 세계 이동통신사들은 안방 축제인 MWC에서 수익 감소분을 어떻게 보전할 지 고민해야 했다. 올해 MWC 슬로건 ‘다음 세대를 창조하라(Creating What’s Next)’는 전 세계 이동통신사들이 돌파구를 찾아보려는 아우성으로 들릴 정도다.

이동통신사업은 기본적으로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망을 깔아야 하는 사업이다. 공공재인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정부에 주파수 할당 비용도 지불해야 하며 운영비 등 부대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렇게 높은 비용을 들여 설치한 네트워크 수익은 점점 줄고 있다. 과거 수익원이었던 메시지 수익은 모바일 메신저 앱이 거의 빼앗아갔다. 인터넷업체들이 앞다퉈 무료 통화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이동통신사업자의 음성통화 수익마저 무너뜨릴 태세이다. 결국 이동통신사들은 음성통화를 거의 무료로 제공하며 스마트폰 시대 증가하는 데이터 수요에서 수익을 찾으려고 애를 쓰고 있다. 데이터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도 지속적인 망 투자비가 든다.

이통사들은 네트워크 사업 이외에 차세대 먹을거리를 찾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도난·미아방지 기능이 있는 ‘어태치(Attach)’, 무선랜과 연결된 ‘스마트 와이파이 오디오’ 등 스마트 앱세서리(앱+액세서리) 영역을 따로 전시했다. 스페인 최대 이통사인 텔레포니카는 통신서비스를 결합시킨 전기차 테슬라 ‘모델S’를 전시했다. 통신장비업체인 에릭슨은 통신을 이용해 원격에서 조종하는 굴착기 작동을 시연했다. 물론 타 영역 진출도 만만치 않다. IT솔루션이나 웨어러블기기 등으로 영역을 넓히려고 하지만 기존 강자 대비 통신사만의 강점을 내세우기에는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통신사들은 핵심 역량인 네트워크 영역에서도 도전을 맞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과 구글은 통신망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등 신기술도 등장해 이들에게 힘을 실어준다. SDN와 NFV는 하드웨어 장비에 대한 의존성을 없애 네트워크를 개방적이고 유연한 환경으로 전환시켜주는 차세대 혁신 기술이다. .

브루노 제이콥페워본 독일 도이치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통사들은 데이터 트래픽 증가, 사물통신(M2M) 등에 대비할만한 튼튼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신기술인 SDN, NFV의 경우 통신산업 전체를 무너트릴 수 있는 큰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통신사들은 속도전에 고삐를 바짝 당겼다. 국내 통신3사는 세계 최초로 3개의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대역을 하나로 묶어 LTE보다 6배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3밴드(Band) 주파수 묶음기술(CA)’을 시연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LTE보다 6배 빠른 450Mbps의 속도가 가능하다. 1기가바이트(GB) 용량의 영화를 18초에 다운받을 수 있다.

하 사장은 “LTE 도입은 미국 버라이즌과 AT&T가 빨랐다면, 속도가 LTE의 2배인 LTE-A(150Mbps)는 한국이 먼저 시작했다”며 “유럽의 경우 주파수 문제로 LTE 도입이 늦어지고 있고, 중국과 일본은 시분할 방식(TDD) LTE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 세계 LTE 이용자는 2억명에 달한다.

이통사들은 LTE보다 1000배 빠른 5세대(5G) 이동통신에 대한 미래상도 제시했다. 아직 5G에 대한 세계 표준 규격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시연은 없었다. 그러나 SK텔레콤, NTT도코모, 삼성전자, 노키아솔루션스앤네트웍스(NSN), 에릭슨 등은 각자 생각하는 5G 개념에 대해 설명했다. 국내 이통 3사는 2018년 평창 올림픽 개최에 맞춰 5G를 세계 최초로 시연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