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동북아 오일허브가 만들어지면 2020년 이후 연간 최대 4억5000만배럴의 석유 물동량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4억5000만배럴의 물동량은 여러가지 조건이 다 이뤄질 때만 가능한 희망적인 시나리오일 뿐이다.

조선비즈가 12일 단독으로 입수한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 효과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동북아 오일허브가 성공적으로 구축되더라도 2020년 이후에 석유 물동량은 3억배럴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 효과를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로 나눠서 분석했다.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Base 시나리오’, 여러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질 경우 실현 가능한 ‘Positive 시나리오’,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Aggressive 시나리오’ 등이다.

이 가운데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은 Base 시나리오는 2020년에 동북아 오일허브의 연간 물동량으로 3억2000만~3억7000만배럴을 전망하고 있다. Positive 시나리오는 3억9000만배럴에서 4억5000만배럴을 전망하고 있는데, 산업부가 밝힌 4억5000만배럴이라는 숫자도 여기서 나온 것이다. 산업부가 동북아 오일허브의 경제적 효과라면서 제시한 2020년 이후 연간 250억달러 이상의 석유류 중계가공수출 증가 효과도 4억5000만배럴을 근거로 하고 있다. Base 시나리오의 최저치인 3억2000만배럴로 계산하면 석유류 중계가공수출 증가 효과는 연간 184억달러로 30% 정도 낮아진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Positive 시나리오가 실현되기 위한 조건으로 7가지를 들고 있다. ▲ESPO 원유 수입 ▲미국산 LPG 수입 ▲동일본발 서일본행 물량 증가 ▲중국 납사 수요 감소 ▲일본 원전 재가동 ▲미국산 원유 수입 ▲일본산 제품 호주·동남아 수출 등이다. 이 가운데 일부 충족할 수 있는 조건도 있지만, 7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