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9일 발표한 ‘한·일 수출경쟁력 추이와 최근 엔저 이후 수출 동향’ 보고서에서 상대적으로 일본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반 기계·자동차 업종에서 엔저 현상에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지난 10년간 한·일 주요 업종의 수출 경쟁력 지수를 분석한 결과, 일반기계의 경우 한국이 0.9에 그치는 반면, 일본은 1.7에 달하며 자동차 업종은 한국 1.71 대 일본 2.91로 격차가 타업종에 비해 더 크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최근 전략적인 구조조정과 기술개발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일본 기업처럼 우리나라도 일반기계와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R&D 투자를 확대해 비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블룸버그와 닛케이 신문 등에 따르면 도요타는 엔화 약세로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나면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R&D 비용으로 9000억엔을 썼다.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1.5% 증가한 규모다. 혼다도 같은 기간 R&D 투자 액수를 700억엔 이상 늘렸다. 파나소닉은 TV·스마트폰·반도체 사업을 축소하고 자동차 배터리 등 관련 사업에 주력하기로 하는 등 구조조정을 했다.
그 결과, 지난해 상반기 수출 물량이 5.3%가량 감소했던 일본은 하반기에는 수출이 2.4% 증가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R&D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과 함께 ▲리스크 관리 ▲국제화 추진 ▲자유무역협정(FTA) 활용도 제고 등을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결제 통화를 다변화하는 등 환리스크를 관리하고 신흥국에 진출할 때 현지 기업과 사업 제휴를 맺어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외 공장 간 생산 과정을 효율적으로 분산하고 해외 인수합병(M&A)을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등 국제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FTA 관련 정책 지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FTA 혜택을 받도록 힘써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일본보다 경쟁력이 뒤처지는 품목들은 엔저로 인한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엔저 현상에 대한 근원적인 대책으로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