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와 배우 기획사 사이에 영역 구분이 사라지고 있다. 가요 기획사는 배우를 영입하고 배우 기획사는 아이돌 가수를 대거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인기배우 다수가 대형 가요 기획사로 자리를 옮겼다. 차승원과 최지우가 각각 올해 1월과 2월 YG엔터테인먼트로 자리를 옮겼다. 반면 배우 기획사는 아이돌 가수를 영입했다. IHQ는 큐브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며 비스트, 포미닛 등을 식구로 받아들였다.
◆아이돌 기획사, 인기배우 영입해 드라마·영화 진출
가요 전문 연예기획사들은 장동건, 최지우, 김하늘 등 인기배우를 잇따라 영입하며 웬만한 배우 기획사 부럽지 않은 라인업을 갖췄다.
YG엔터테인먼트(YG)는 지난달 26일 최지우를 영입했다. 차승원과 전속 계약을 맺은 지 한 달 만이다. YG 소속 배우는 최지우, 차승원, 임예진, 유인나, 정혜영, 구혜선 등으로 늘어났다.
YG는 모델 에이전시 K플러스와 협력해 모델 출신 배우도 키워내려 한다. 지난달 YG는 K플러스와 전략적 제휴와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YG 관계자는 "차승원, 강동원, 김우빈 등 모델 출신 스타가 드라마·영화에서 맹활약 중이다"며 "제2의 차승원, 김우빈을 탄생시킬 것"이라고 협력 이유를 밝혔다.
SM엔터테인먼트(SM)는 자회사 SM C&C(에스엠 컬처앤콘텐츠)를 통해 에이엠이앤티를 흡수·합병했다. 에이엠이앤티는 장동건이 지분 100%를 소유한 배우 기획사다.
SM C&C는 이제 장동건을 비롯해 김하늘, 한채영, 김수로, 공형진, 정소민 등 배우 15명을 거느리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연기자 김민종, 이재룡, 윤다훈, 유호정, 이연희, 고아라까지 합하면 배우 기획사라 불릴 법한 수준이다.
JYP도 이정진, 최우식 등 배우 7명을 거느렸다. 씨엔블루(CNBLUE)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일 이다혜를 영입하며 이동건, 윤진서 등 배우 라인을 강화했다.
연예기획사가 새 수입원을 창출하기 위해 배우 영입에 힘쓴다. 아이돌 수명은 5년가량으로 짧다. 음원 수입만으로 성장하기도 한계가 있다. 이에 드라마를 제작 제작하고 소속 가수도 배우로 나서며 수입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SM C&C는 2012년 SBS 수목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를 시작으로 드라마 제작에 직접 나섰다. 당시 드라마 주인공은 SM 소속 샤이니 민호와 에프엑스 설리였다. 소녀시대 윤아를 앞세운 '총리와 나', 이연희가 주인공인 '미스코리아', 동방신기 유노윤호의 '맨땅에 헤딩', 동방신기 최강창민과 이연희의 '파라다이스의 목장' 등 모두 SM이 제작했다.
JYP는 2012년 KBS2 드라마 '드림하이' 제작에 참여하며 박진영, 수지, 정진운, JB 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JYP 자회사 JYP픽처스는 영화와 드라마 제작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엔 중국 국영 공연제작사 동방연예그룹과 영화 공동 제작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FNC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방영된 '미래의 선택'을 제작했다. 이 드라마에서 이동건, 정용화 등 소속 연예인들이 주인공을 맡았다. 특히 정용화는 소속사 제작 드라마에 출연하며 SBS '상속자들'의 최영도 역을 김우빈에게 넘겨줬다.
◆배우 기획사, 아이돌 기획사 인수해 수익 창출
배우 기획사에서는 반대로 아이돌을 끌어들이고 있다. 가수를 직접 영입하기보다 가수 기획사를 인수하는 형태다.
IHQ는 지난해 큐브엔터테인먼트 주식 50.1%를 인수했다. HQ는 2004년 싸이더스를 흡수·합병한 배우 기획사로 이미숙, 장혁, 황정음, 김우빈, 김유정 등이 소속돼 있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비스트, 포미닛, 지나를 거느리고 있다. 자회사 큐브DC엔 비, 노지훈, 신지훈 등이 있다.
이종석, 오연서 등이 속한 웰메이드스타엠은 지난해 걸스데이가 소속된 드림티 엔터테인먼트 지분 100%를 인수했다. 같은 해 유명 가요 프로듀서 신사동호랭이와 합작법인 인터스트릿을 설립해 신인 가수를 육성하고 음반 사업을 강화하기도 했다.
배우 기획사도 수입원을 늘리기 위해 가수 기획사를 인수한다. 아이돌 기획사의 9개월간 매출은 대형 배우 기획사 1년 매출보다 2배 이상 많다.
지난해 3분기 기준 IHQ 매출은 138억5217만원, 2012년 총 매출은 449억1078만원이다. 웰메이드스타엠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6억9839만원, 2012년 총 매출은 136만8596만원이다.
이에 반해 아이돌 기획사 SM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820억6378만원, 2012년 총 매출은 2413억2596만원을 기록했다. YG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296억8288만원, 2012년 총 매출은 1065억5097만원이다. 아이돌은 한류 열풍 덕에 해외진출이 용이하고 공연, 연기,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어 배우보다 수익 창출에 유리하다.
IHQ 관계자는 "과거엔 톱배우들과 계약했으나 최근엔 성장잠재력이 큰 배우들과 계약하는 분위기"라며 "새로운 콘텐츠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큐브와 제휴를 맺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