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정찬 전 알앤엘바이오 회장(현 케이스템셀 기술원장)이 무허가 줄기세포치료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라 전 회장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약사법 31조에 따라, 의약품을 제조·판매하려면 의학적 검증을 거쳐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이를 무시한 것이다.

수사결과, 라 전 회장은 2012년 10월부터 4개월간 481명의 자가줄기세포를 자사 연구소에서 분리·배양한 뒤 이들에게 제공해 중국 상해에 위치한 협력병원에서 투여 받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알앤엘바이오가 아예 중국이나 일본 등으로 줄기세포 배양센터를 이전하고 현지에서 분리·배양해 환자에게 투여한 경우도 있지만, 이는 국내 법상 위반이 아니기 때문에 제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상시험을 거쳐 품목허가를 받지 않은 줄기세포치료제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외 병원에서 투여하더라도 불법 제조·유통에 해당한다.

앞서 알앤엘바이오는 무허가 시술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자신의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자가줄기세포치료제에 대해 임상시험을 요구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재판관 전원일치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헌재는 "자기 세포로 만든 세포치료제의 부작용이나 치료효과에 대한 학계의 충분한 합의나 과학적 입증이 없는 상태"라며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의약품을 선택하게 할 만큼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2010년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알앤엘바이오의 줄기세포치료제로 일본과 중국에서 시술을 받은 환자 2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 줄기세포치료제의 안전성과 해외시술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세포치료제란 살아있는 세포를 체외에서 배양·증식하거나 선별해 제조하는 의약품을 말한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무허가 줄기세포치료제의 불법 제조·유통에 대해 지속적인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라 전 회장은 지난해 6월 주가조작과 회사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 밖에 정·관계 로비와 성추행 의혹 등도 사고 있다. 한편, 알앤엘바이오에서 사명을 바꾼 케이스템셀은 최근 퇴행성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시험 2상을 승인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