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들에게 월세로 낸 돈의 10%(연간 750만원 한도)를 세금에서 돌려줘, 한 달치 월세를 절약할 수 있게 한 정부의 월세 대책이 나왔다. 세입자와 집주인들은 월세를 둘러싼 세금 제도의 변화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입자와 집주인의 질의가 많은 항목을 골라 문답으로 풀어본다.

―주택을 가진 사람은 월세 세액공제 혜택을 못 받나?

"그렇다. 월세 세입자에 대한 10% 세액공제 혜택은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인 '무주택자'만 대상이다. 집을 한 채라도 가지고 있으면 세금 혜택을 못 받는다."

―그럼 소유한 집을 월세로 놓고 다른 집에서 세를 사는 사람은 세금 부담이 어떻게 되나?

"소위 '집 가진 세입자'의 경우다. 일단 본인이 낸 월세에 대해서는 세금 혜택이 없다. 문제는 본인이 월세로 받은 소득에 대한 세금이다. 먼저 집을 한 채 가졌다면 시세가 9억원 이하인 경우에 한해 세금이 면제된다. 1주택자는 실수요층으로 간주해 월세소득에 대해서도 세금을 매기지 않도록 한 것이다. '9억원 이하'는 고가주택을 가르는 기준이다. 집이 한 채라도 시세가 9억원을 넘는 경우나 집이 2채인 경우에는 연간 월세소득이 2000만원 이하이면 월세 소득 14% 수준의 낮은 세율을 적용한다. 또 집이 3채 이상이거나 연간 월세 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최고 38%의 세율로 세금을 내야 한다."

―은퇴해서 집을 세놓아 생활하는 노령층에게는 예외를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은퇴자라도 2주택 이상을 가진 경우에는 세금을 내야 한다. 다만 노령층 생활지원을 위해 세금 부담을 추가로 낮춰주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 중이어서 실제로 과세되는 세금은 보통의 집주인들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구체적으로 은퇴자나 노령자에게 어떤 혜택을 줄지는 6월에 공개될 예정이다. 아예 세금을 피하고 싶은 은퇴자나 노령자는 집을 1채로 줄이고 금융상품이나 주식 등에 투자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이번 정부조치로 집주인들이 세금 부담을 세입자에 떠넘길 위험은 얼마나 되나?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우리나라 주택 임대사업자는 약 80%가 사업자로 등록하지 않고 월세 소득을 챙기고 있다. 이들에 대한 과세가 일시에 일어날 경우 자연스레 불어난 세금 부담이 월세에 반영돼 세입자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정부에서는 2주택 이하 집주인에게 낮은 세율로 과세하기로 하고,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금 혜택도 크게 늘린 만큼 부작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