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대표 직무대행 김덕수)가 2013년 8월부터 자사 체크카드 발급 고객의 체크카드 사용액 중 일부를 무단으로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바꿔온 사실이 드러났다. 체크카드 고객이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체크카드 사용액 중 일부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잡히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주간조선이 확인한 이같은 카드 사용액 무단 전환은 KB국민카드가 제공하는 '체크카드 SMS 문자 알림 상품 이용료'의 경우로, KB국민카드는 매달 300원이 결제되는 이 상품 이용료를 체크카드 사용액이 아닌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바꿔놓았다. KB국민카드 측은 이같이 체크카드 사용액을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무단 전환한 금액과 무단 전환을 당한 체크카드 발급자 수 등을 밝히기를 거부했다.
KB국민카드가 발급한 체크카드 수(2013년 12월 말 현재 1899만2000장·자료 여신금융협회)와 실제 사용자 수(2013년 3월 현재 1332만7000명·자료 2013년 5월 2일자 한국금융신문) 등을 감안하면 상당한 액수를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부풀려 놓은 셈이다.
체크카드 수수료와 신용카드 수수료가 다른 점을 감안하면 KB국민카드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이같은 행위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일반적으로 체크카드 수수료는 신용카드 수수료보다 낮아 수익성이 떨어진다. 체크카드 사용액을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전환한 것은 고객들에게도 피해를 끼치는 행위다. 연말정산 시 체크카드와 신용카드에 적용되는 세금 공제율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체크카드 30%, 신용카드 15%) 체크카드 사용액을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전환할 경우 카드 사용자의 연말정산 시 세금공제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체크카드 사용액 무단 전환 대상이 된 'SMS 문자 알림 상품'은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로 각종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했을 때 '구입처·구입시간·결제금액' 등의 결제 내역을 카드 사용 고객에게 휴대전화 문자로 알려주는 상품이다. KB국민카드가 체크카드 사용자가 지불하는 이 상품 이용료 300원을 체크카드 사용액이 아니라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잡아왔다는 사실은 국세청이 연말정산 편의를 위해 제공하는 '2013년 귀속소득공제증명서류'와 체크카드 및 신용카드 사용자가 KB국민카드 측에 발급 요청을 하면 내주게 돼 있는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 확인서'라는 두 가지 문건을 통해 확인했다.
'SMS 문자 알림 상품' 이용료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잡혀
신용카드를 전혀 만들지 않고, 일반 체크카드만 만들어 사용하는 사람이 발급받은 두 문서에 신용카드 사용액이 표시돼 있는 경우가 발견된 것이다. 체크카드 결제 계좌가 있는 KB국민은행과 카드 사업자인 KB국민카드에 확인한 결과 실제 'SMS 문자 알림 상품' 이용료가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잡혀 있었다.
하지만 2013년 3월 현재 체크카드 사용자 1332만명을 기준으로 할 경우 1인당 300원만 잡아도 약 30억원의 돈이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둔갑한 셈이다. KB국민카드 측은 지난해 6월 말까지 체크카드 사용자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결제하면 SMS 문자 알림 이용료를 무료로 처리해 줬다. 그런데 지난해 7월 1일부터 정책을 유료로 변경해 매달 300원의 이용료를 받기 시작했다. 즉 이 서비스 이용자들은 8월부터 300원의 이용료가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처리되기 시작한 것이다.
KB국민카드 측이 체크카드 사용자와 'SMS 문자 알림 상품' 이용 고객의 숫자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1300만명의 체크카드 사용자가 모두 '300원 무단 전환'의 피해자라고는 볼 수 없다. 현재 KB국민카드가 발급한 체크카드에는 모두 세 종류가 있다. 사용액이 자신의 계좌에서 바로 빠져나가는, 즉 신용기능이 없는 '일반 체크카드'와 지하철과 버스 등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게 '후불교통카드 기능'을 포함한 '교통 체크카드', 그리고 체크카드 결제 계좌에 돈이 없거나 구입하려는 상품·서비스의 가격보다 적은 돈이 들어있을 때 30만원 이내에서 신용 결제를 가능케 해준 '듀얼페이먼트 카드'(일명 하이브리드 카드) 등이다.
이 세 종류의 체크카드 모두 'SMS 문자 알림 상품'을 이용할 수 있지만 카드사 입장에서는 후불로 결제되는 'SMS 문자 알림 상품' 이용료 처리 시 '일반 체크카드'와 나머지 두 종류의 체크카드는 차이가 난다. 일반 체크카드가 아닌 나머지 두 종류의 체크카드에서 결제된 300원의 이용료는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잡을 수 있다. 이는 2003년 9월 재정경제부와 2010년 7월 금융위원회가 내린 유권해석에 근거한다.
2003년 재경부는 후불 결제방법의 '교통카드 기능이 추가된 체크카드'로 카드 종류를 구체적으로 지목해 '이 카드는 직불카드(일반 체크카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유권해석했다. 또 2010년 금융위원회는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근거로 ''후불교통 체크카드'와 '하이브리드 카드' 사용자가 결제한 금액 중 후납하지 않는 대금(직불 결제한 돈)은 직불카드 사용액에 해당한다'고 유권해석했다. 즉 '후불 기능이 포함된 교통 체크카드로 사용한 후불 대중교통 사용료와, 하이브리드 카드로 결제한 돈 중 계좌에 잔액이 부족해 30만원 한도 내에서 소액 신용 결제를 한 금액만 '신용카드 사용액'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후불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교통 체크카드'와 '하이브리드 카드' 두 종류의 체크카드에서만 이렇게 처리할 수 있음을 못 박고 있다.
국세청 역시 재경부와 금융위원회의 유권해석을 근거로 체크카드 사용액 중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준을 금융위원회와 동일하게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관련 내용 모두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이러한 유권해석은 역으로 일반 체크카드는 어떤 경우도 사용액을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잡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이는 300원의 'SMS 문자 알림 상품' 이용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KB국민카드 측은 이에 어긋나는 일을 벌인 것이다.
KB국민카드가 발급한 체크카드 사용자 1332만명에는 일반 체크카드와 후불교통 체크카드, 하이브리드 카드 등 세 종류의 카드 사용자가 모두 포함돼 있다. 때문에 300원의 이용료 무단 전환의 피해를 입은 사용자들은 1332만명 중에서 '일반 체크카드'를 소지한 사람의 경우다. 또 일반 체크카드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신용카드를 함께 소지한 경우에는 300원의 이용료가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잡힐 수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확인한 결과,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동시에 소유한 사람이 'SMS 문자 알림 상품'을 이용할 경우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별로 이용료가 각각 청구되는 게 아니라 카드 소유자 '주민등록번호'(회원번호) 1개당 이용료가 한 번만 청구되기 때문에 300원의 이용료는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잡힐 수 있다. 또 일반 체크카드 사용자가 '후불교통 체크카드'나 '하이브리드 카드'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경우에도 300원의 이용액은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잡힐 수 있다.
일반 체크카드만을 발급받은 고객에 한해 피해
때문에 '300원 무단 전환'의 정확한 피해자 수는 KB국민카드로부터 일반 체크카드만을 발급받은 고객에 한한다. 주간조선은 정확한 피해자 수와 피해규모 확인을 위해 KB국민카드 브랜드전략부 김성준 과장에게 수차례에 걸쳐 "후불 교통카드 기능 및 소액 신용 구매 기능이 없는 순수한 일반 체크카드만 사용하는 고객의 수, 이들 중 SMS 문자 알림 상품을 쓰고 있는 고객 수의 확인"을 요청했지만 KB국민카드 측은 이 숫자를 확인해 주는 것을 거부했다.
KB국민카드는 무슨 생각으로 관련 규정을 어겨가며 체크카드 사용액을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둔갑시켰을까. 혹시 그렇게 처리할 수 있는 법규나 근거, 또는 금융위원회 등 관계 당국의 유권해석이 있지 않을까 싶어 일반 체크카드 사용액을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바꾸어 처리할 수 있는 법이 있는지 찾아봤다. 하지만 '신용카드업'을 규정하고 있는 '여신전문금융업법'과 카드 종류별 사용액에 따른 세금 공제 등을 규정하고 있는 '조세특례제한법' 등 관련 법 어디에도 이 내용이 없다. 준용할 수 있는 비슷한 내용도 없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 또 세무당국인 국세청이 이와 관련한 유권해석을 했거나, 또는 은행이나 카드사에 "그렇게 하라"고 지시·지도한 내용이 있는지 확인해 봤지만 세 곳 모두 "황당하다.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반응들이었다. 금융감독원 김호정 여전감독2팀장에게 "후불 교통카드 기능이 없고 하이브리드 카드도 아닌 순수한 일반 체크카드 사용자의 사용액 중 일부를 카드사나 은행이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표시하거나 처리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김 팀장은 "체크(카드)는 체크(카드)고, 신용카드는 신용카드다.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했다.
그에게 "일반 체크카드 사용자가 'SMS 문자 알림 상품' 이용료를 결제했을 때 이를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표시 또는 처리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상품명을 언급하며 물어봐도 "그럴 수 없다"고 했다. 그는 'SMS 문자 알림 상품'은 물론이고, 거의 같은 형태의 결제 구조를 가진 '신용정보 보호서비스'의 이용료 역시 순수한 일반 체크카드 사용자가 결제한 사용액이라면 '체크카드 사용액'으로 표시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다른 금융감독원 관계자 역시 "카드 종류가 다르다. 추후 사용액에 대한 법상 공제 세율도 다른 상품이다.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했지만 역시 "일반 체크카드 사용자의 결제액을 (카드사나 은행이)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처리하거나 표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후불 기능이 있는 교통 체크카드와 소액 신용 결제 기능이 있는 하이브리드 카드의 사용액 중 극히 일부를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적용할 수 있다"며 이 경우에도 "사전에 승인받고 정해진 후불 기능 항목에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즉 "후불 교통비로 사용한 것과 하이브리드 카드 사용자가 계좌에 잔액이 부족해 이 카드로 30만원 이내 소액 신용 결제를 한 것, 단 두 경우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세청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국세청에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한 고위 관계자에게 "일반 체크카드만 쓰는 고객의 'SMS 문자 알림 이용액'과 '신용안전(보호)알림서비스' 이용료 등을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바꿔 처리할 수 있는지"를 묻자 그는 "그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카드사나 은행이 (일반) 체크카드에 그 같은 기능을 포함시키려면 별도로 관련 상품을 만들어, 금융당국에 정식 승인을 받고 이에 대한 법률이 만들어지거나 유권해석이 있어야 한다"며 "이것이 이루어지면 국세청은 이를 근거로 세금 공제 등 관련 판단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 사례가 후불 교통카드 기능이 담긴 교통 체크카드와 소액 신용 결제가 가능한 하이브리드 카드라고 했다.
체크카드 사용 고객에게 세금 피해 가능성
다른 은행과 카드사도 KB국민카드처럼 일반 체크카드만 사용하는 고객의 체크카드 사용액을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바꾸고 있을까. 국내 모든 은행과 카드사를 확인하진 못했지만 익명으로 취재에 응한 한 은행 관계자에게 금융당국에 한 것과 동일한 질의를 하자 이 관계자는 놀라며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게 처리할 수 있다는 관련 법이나 유권해석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작은 소액이라도 후불 신용 기능이 없는 일반 체크카드의 사용액을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바꿔 처리하거나, 바꿔 기재하지 않는다"며 "일반 체크카드 사용액을 마치 신용카드를 쓴 것처럼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바꾸면 자칫 소득공제 때문에 체크카드만 사용하는 고객에게 단 1원이라도 세금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 대형 전업카드사 관계자에게도 "카드사가 일반 체크카드만 사용하는 사람의 SMS 문자 알림 서비스 이용료를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바꿔 처리하고, 표시할 수 있는지"를 묻자, 이 카드사 관계자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라며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KB국민카드 측 "SMS 문자 알림 상품 이용료는 후불성"
지난 2월 12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KB국민카드 본사를 찾아, KB국민카드 해당 업무 담당자인 업무지원부 박홍식 과장과 통화를 했다. 박홍식 과장에게 "신용 기능 없는 일반 체크카드만을 사용하는 사람의 SMS문자 알림 상품 이용료를 체크카드 사용액이 아닌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바꿔 놓은 이유"를 묻자, 박 과장은 "SMS 문자 알림 상품 이용료가 후불성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과장에게 "일반 체크카드의 결제 계좌에서 빼간 돈을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처리·표시한 법적 근거나 유권해석을 받은 적이 있는지"를 묻자 "후불성으로 결제한 것이기 때문에(신용카드 사용액으로 처리했다)" "우리 쪽(KB국민카드)에서는 (일반 체크카드만 쓰는 고객은 SMS 문자 알림 상품을) 체크카드를 이용해서 쓴 게 아니라고 본다"는 말만 반복했다. 박 과장에게 다시 "체크카드만 사용하는 고객이 결제한 SMS 문자 알림 이용료가 신용카드 사용액이라면, 이것을 신용카드로 결제한 것인지"를 묻자 멋쩍은 말투로 "신용카드로 결제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박 과장에게 "법률적 근거가 아닌 그냥 후불성 이용료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KB국민카드가 그렇게(신용카드 사용액으로) 처리한 것이냐"고 묻자 "예"라고 답했다.
같은 날 KB국민카드 브랜드전략부 김성준 과장이 전화를 걸어와 체크카드만 사용하는 고객들의 SMS 문자 알림 상품 이용료를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처리한 데 대해, "국세청에서 유권해석을 한 것"이라고 했다. 김 과장은 국세청이 홈페이지에 "'카드 결제 시점을 기준으로 후납하지 않는 대금은 직불카드에 해당한다'는 유권해석이 있다"며 "이때 후납하지 않는 대금은 직불카드(일반 체크카드) 사용액에 해당하고, 후납하는 대금은 신용(카드 사용액)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앞서 밝혔듯 이것은 '후불 결제 기능이 있는 '교통 체크카드'로 사용한 후불 교통 사용료와, 소액 신용 기능이 있는 '하이브리드 카드'로 신용 결제한 금액에 한해서만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처리한다'는 내용이다. 2010년 금융위원회가 한 유권해석에 따라 같은 해 국세청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으로, 신용 기능이 없는 순수한 일반 체크카드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 내용이다.
2월 13일 KB국민카드의 김성준 과장이 이번엔 기자의 휴대전화로 문자 메시지와 함께 두 장의 사진을 보내왔다. 내용은 자신들이 국세청에 유권해석을 질의해 받은 응답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내용이 이상했다. "RF기능이 있는 체크카드를 사용하고 있으며…"로 시작해 "후불 결제방식인 문자알림서비스 SMS가 체크카드 사용액인지 신용카드 사용액인지"를 묻는 내용이었다. 이 질의에 대해 국세청은 '교통후불기능이 있는 RF체크카드 사용액에 해당하는 내용'임을 밝히며 "이 경우 SMS 이용료를 신용카드 사용액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을 내놓았다.
과연 'RF 기능이 있는 체크카드'란 게 무엇일까. '후불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체크카드'가 바로 RF 기능이 있는 체크카드다. KB국민카드가 '후불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체크카드' 대신 'RF 기능이 있는 체크카드'란 표현으로 바꿔 국세청에 물어 본 것일 뿐 일반 체크카드 사용액을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잡을 수 없다는 유권해석은 마찬가지였다.
KB국민카드는 법인 직인이나, 대표이사 직인 등이 찍힌 공식 문건을 발송해 국세청에 유권해석을 질의한 게 아니었다. 국세청 홈페이지 내 '세무 상담 게시판'을 통해 국세청에 유권해석을 질의했는데, 그 날짜가 특이했다. 2월 12일이었다. 주간조선이 KB국민카드를 상대로 관련 내용 취재를 시작한 바로 그날이었다. 2월 12일 KB국민카드 브랜드전략부 김성준 과장은 기자에게 분명 "국세청의 유권해석이 있었고, 이에 따라 한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사실 확인 결과 주간조선에 의해 이 사실이 드러난 지난 2월 12일까지 KB국민카드는 이와 관련한 법적 근거는 고사하고 관계기관의 유권해석조차 단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었다. KB국민카드가 일반 체크카드만 만들어 사용하는 고객의 체크카드 사용액을 마음대로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바꿔오다 취재가 시작되자 급하게 국세청에 질의를 한 것이다. 그래서였는지 질의 내용 말미에 KB국민카드는 국세청을 향해 "신속한 답변을 부탁한다"고 재촉하는 촌극까지 연출했다.
2월 12일 KB국민카드가 국세청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내용도 의문이다. 상식적이라면 이미 관련법에 유권해석이 내려져 있는 RF 기능의 체크카드와 하이브리드 카드 관련 내용이 아닌, '일반 체크카드만 사용하는 고객의 체크카드 사용액을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한지'를 물어야 했다. 그런데 KB국민카드는 국세청에 이 내용은 물론, 비슷한 내용조차 질의하지 않았다.
당국 조사 필요
2월 19일 KB카드 업무지원부 박홍식 과장에게 "'일반 체크카드 사용 고객의 체크카드 사용액을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카드사가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금융위나 국세청 등 관계 당국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적이 있는지"를 묻자 박 과장은 "내가 업무를 맡고 있는 동안에는 유권해석을 의뢰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있었는지를 묻자 그는 "모르겠다. 그런 건 나 말고 홍보실에 물어보라"며 격하게 반응했다.
KB국민카드가 법적 근거와 유권해석도 없이 일반 체크카드 사용액을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 단순한 업무상 실수인지, 아니면 고의성이 다분한 금융 사고를 저지른 것인지 금융위원회 등 관계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