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인천 송도 국제도시에서 GCF (Green Climate Fund·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이 문을 열었는데, 수준급 직원을 못 구해 쩔쩔매고 있다고 합니다.

GCF는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는 국제기구인데요. 우리나라가 처음 유치한 국제기구 본부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출범식 때 김용 세계은행(World Bank) 총재와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국제통화기금) 총재 등 거물들이 참석해 기대를 모았었죠.

지난달 5일 GCF 사무국은 4개 부서의 국장(director)을 포함해 20명의 전문 인력을 채용하겠다는 공고를 냈습니다. 유엔(UN) 산하의 국제기구라 세계 각국으로부터 유능한 인재가 몰려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1월 21일에 원서 접수를 마감하려고 했지만 지원자가 적어 간부급 10명은 1월 말까지 열흘 정도 접수를 연장했고, 나머지 10명에 대해선 2월 말까지 원서를 받기로 대폭 기한을 늘렸습니다.

GCF에서는 국제기구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이른바 '스펙'이 좋은 직원을 원한다고 합니다. GCF는 개인차는 있지만 10만달러(한화 1억745만원) 안팎의 연봉을 제시해 다른 국제기구와 대우가 엇비슷합니다. 하지만 다른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제 갓 출범한 신생 조직이고, 사무실이 서울이 아니라 지방에 있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정부 관계자는 "외국인들의 경우 북한의 위협을 걱정하기도 하고, 서울이 아닌 인천 송도에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GCF의 임시사무국은 독일 본(Bonn)에 있었는데요. 외국인들이 수도 베를린이 아니라는 이유로 근무를 꺼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행히 원서 접수 기간을 연장하고 채용을 대행하는 아일랜드의 헤드헌팅업체가 전 세계 국제기구 근무자들을 상대로 '인재 사냥'에 나서면서 수준급 인재들이 하나 둘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GCF가 우리나라의 첫 국제기구인 만큼 유능한 인재를 많이 모아서 훌륭한 성과를 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