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일등석 수준의 안락함을 제공하라."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최고급 세단의 뒷좌석을 고급화하며 고객의 마음 잡기에 나섰다. 첨단 기술로 무장한 최고급 세단들 사이에서 기계적인 성능으로 차별화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자, 뒷좌석에서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최고급 세단을 사는 사람들은 직접 운전을 하기보다는 뒷좌석에 타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자동차 회사들의 뒷좌석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자동차 회사들은 더 고급스럽고 넓으면서 편안한 공간을 만들어내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 "안락함에 안전까지 책임진다"

메르세데스 벤츠 S500의 뒷좌석. 항공기 일등석 수준의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난해 말 출시한 신형 S클래스의 뒷좌석을 '단순한 시트가 아닌 최첨단 기술'이라고 표현한다. 좌석은 물론 주변 구석구석까지 최고의 기술을 집약했다는 것.

편안함에서 보면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뒷좌석을 최대한 눕힐 수 있게 한 것이다. S클래스의 등받이는 최대 37도까지 뒤로 기울어진다. 머리 받침도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데다, 보조석을 앞으로 끝까지 밀면 거의 침대 같은 공간이 나타난다.

S500 이상 고급 모델의 경우에는 '이그제큐티브 시트'라는 좀 더 특별한 좌석이 제공된다. 등받이는 43.5도까지 기울어지고 다리 받침대도 있다. 그런가 하면 안전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등받이를 눕히고 탑승한 상태에서 정면 충돌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허벅지 위치에 추가로 장착된 에어백이 팽창하며 탑승자가 안전벨트 아래로 미끄러지는 것을 막아준다.

안전벨트도 남다르다. S클래스 뒷좌석 안전벨트는 사고가 예견되면 4㎝가량 시트 안으로 들어가며 탑승자의 몸을 잡아당겨 준다. 이어 충돌이 발생하면 안전벨트 안에 있는 에어백이 부풀어 오르면서 가슴을 보호해주고, 사고 후 차량이 멈추면 쉽게 구조할 수 있도록 다시 느슨한 상태로 돌아온다.

이 밖에 S클래스에는 독일의 고급 오디오 브랜드인 부메스터의 첨단 오디오 시스템이 들어갔고, S500 이상 고급 모델의 경우 14개의 공기주머니가 열과 함께 등과 허리를 마사지해주는 기능도 있다.

◇ "뒷좌석의 진화는 계속된다"

재규어 XJ 롱휠베이스(LWB) 모델의 뒷좌석. 넓은 테이블이 있어 움직이는 사무실이라고 불린다.

재규어는 지난달 고급 대형 세단인 XJ의 뒷좌석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2014년형 XJ를 출시했다. 보통 자동차 회사들이 연식 변경을 할 때에는 미세한 변화만 주는데 재규어는 아예 신차 수준으로 뒷좌석을 개선했다. 앞뒤 바퀴 간 거리를 늘인 롱휠베이스(LWB) 모델에만 해당되는 이 뒷좌석의 이름은 '프리미엄 비즈니스 클래스 리어 시트'. 이 시트는 뒤로 최대 14.5도가 기울어지고, 앞뒤로 10㎝가량이 움직여 편안하게 누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벤츠 S500 이상 모델처럼 3가지 프로그램이 내장된 마사지 기능도 들어 있다.

재규어가 강조하는 부분은 움직이는 사무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는 점이다. 앞좌석의 뒷부분에 대형 테이블이 기본으로 붙어 있다. 테이블을 펼치면 노트북을 얹고 일을 해도 부족하지 않은 사무실이 된다.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은 야간에 이동할 때 독서 등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에 승차감을 개선하기 위해 최첨단 서스펜션(충격흡수장치)을 뒷바퀴에 새로 장착했다. 역동적인 주행을 하더라도 뒷좌석의 안락함을 최대한 지켜주기 위함이다.

또 지붕 뒷부분이 낮게 떨어지는 차체의 디자인 때문에 키가 큰 사람의 경우 뒷좌석에서 머리를 둘 공간이 충분치 않았던 점을 감안해 지붕에 홈을 파 머리 공간도 13㎜ 높였다. 기존 최상급 모델에만 적용되던 소프트 도어 클로즈 기능은 전 모델로 확대됐다. 문을 아주 살짝만 닫아도 알아서 끝까지 밀어주는 기능이다. 이 밖에 10.2인치 LCD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명품으로 꼽히는 메리디안 오디오 시스템도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