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커스 스트로벨 SK-II 글로벌 부사장 겸 P&G 프리스티지 화장품 부문 총 책임자

"SK-II는 지난해 예전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하지는 못했다. 대신 1등 브랜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마커스 스트로벨 SK-II 글로벌 부사장 겸 P&G 프리스티지 화장품 부문 총 책임자는 17일 조선비즈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화장품 업계는 지난해 소비침체 탓에 전반적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만 레드 에센스는 출시 5일 만에 한 달 물량이 동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SK-II는 일본 화장품업체 막스팩터(Max Factor)가 1976년 개발한 화장품 브랜드다. 미국 가정용품 업체 프록터앤갬블(P&G)이 1991년 막스팩터를 인수한 뒤 빠르게 성장했다. 지금도 제조는 일본에서 이뤄지고 있다. 한국에는 2000년에 진출했다. 스트로벨 부사장은 P&G에서 21년간 근무하며 휴고보스를 세계적인 남성 향수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지금은 향수와 고급 화장품 사업을 총괄한다.

SK-II는 지난해 경기불황, 일본 방사능 유출, 폭리 논란이 겹치면서 악전고투했다. 이 탓에 백화점 매출이 지난해부터 주춤한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화장품 브랜드 순위 상위권에 올라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SK-II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215㎖)가 수입원가 대비 4배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스트로벨 부사장은 "한국 관세법 상 수입원가는 기초원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며 "SK-II는 수입원가에 혁신, 시장조사, 운송, 서비스 인력 인건비까지 포함해 제품 가격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SK-II는 지난 2년간 가격을 연달아 올렸다. 스트로벨 부사장은 "원재료, 포장, 판매관리 비용이 오르면서 제품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며 "SK-II는 비용 상승 효과를 줄여 제품가격 인상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방사능에 대한 우려에 대해 스트로벨 부사장은 "SK-II는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여러 단계의 품질과 순도 검사를 거친다"며 "한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SK-II 제품들에 대해 검증하며 국가공인시험기관인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도 추가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SK-II는 테스트모니얼(testimonial) 광고 기법을 국내에 도입했다. 테스트모니얼 광고란 모델이 직접 자기 경험을 인터뷰하듯 촬영한 것을 의미한다. 스트로벨 부사장은 "SK-II는 천편일률적인 광고 형식을 탈피해 테스트모니얼 광고형식을 채택했다"며 "김희애, 임수정, 이연희, 유지태가 제품을 사용한 뒤 본인의 피부 변화를 솔직하게 말하는 방식은 신선하면서도 진정성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마커스 스트로벨 SK-II 글로벌 부사장 겸 P&G 프리스티지 화장품 부문 총 책임자

한국은 SK-II에게 중요한 시장이다. 스트로벨 부사장은 "SK-II에게 한국은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손꼽히는 시장이다. 한국 여성은 다른 나라 여성보다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고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세분화됐다"며 "SK-II도 신제품을 출시하기에 앞서 한국에서 콘셉트, 제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SK-II의 테스트마켓이 되고 있다. 한국에서 성공한 마케팅은 다른 나라에서도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SK-II는 한국 마케팅 인력을 본사에 배치해 한국 시장 전략을 수립한다.

한편 스트로벨 부사장은 화장품 트렌드에 대해서 "제품 가격과 상관없이 CC크림처럼 기존에 없던 영역을 개척하는 제품군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