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에서 한 종목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급증하고 있을 때, 투자자들은 그 종목의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해 추격 매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 주가는 거래량이 폭발하면 같이 급등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무조건 따라갈 일은 아닙니다. 거래량이 늘었는데도 주가가 곤두박질 칠 수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과 짜고 특정 종목의 주식을 반복해서 매도·매수함으로써 인위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경우도 있어서 입니다. 일명 통정매매(동일인일 경우 가장매매)입니다.
증권시장에서 통정매매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보는 사람은 보통 소액투자자입니다. 예를 들어 A씨가 다른 사람과 짜고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였다가 동시에 같은 값에 파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한 종목을 1만 주 매수했다 곧바로 매도하면 해당 종목 거래량은 금세 2만주로 늘어납니다. 이번엔 가격을 조금 올려 같은 행위를 반복합니다. 당연히 거래량은 더욱 늘어나고 주가는 오르게 됩니다. 이를 본 개인 투자자들은 거래량이 급증한데다 주가마저 올랐으니 망설임 없이 투자에 나섭니다. 하지만 A씨가 장 마감 직전에 갖고 있던 주식을 팔고 장을 떠납니다. 뒤에 남는 건 아무 이유 없이 오른 주식을 손에 쥔 소액투자자 뿐입니다. 엄연한 증권거래법 위반 행위입니다.
방법은 비슷한데 합법적으로 주식을 매수·매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지어 한국거래소에 신고까지 한 뒤에 거래소가 정한 규정에 따라 매매해야 합니다. 이 닮은 듯 안 닮은 통정매매 쌍둥이는 '자전거래(cross trading)'입니다.
방법은 비슷합니다. 보유 중인 주식을 판 뒤 곧바로 동일한 가격으로 같은 수량의 주식을 사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자전거래는 합법이고 통정매매는 불법일까요.
통정거래는 장 거래시간(오전 9시~오후 3시)사이에 이뤄지는 반면 자전거래는 주가의 변동에 줄 수 있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전·오후 동시호가(오전 8~9시·오후 2시50분~3시) 등의 시간대에 이뤄집니다.
자전거래는 증권 시장에서 이뤄지는 거래와 별개로 일어납니다. 주로 대기업 안에서 그룹 계열사끼리 지분을 주고 받을 때 이용하는데, 큰 물량을 시장 내 경쟁매매를 통해 거래해 주가에 흐름에 영향을 주거나 다른 사람이 끼어들어 주식을 사가는 것을 막기 위해 동시호가 시간을 이용해 주식을 동시에 매수·매도 합니다.
주가가 낮은 기업이 보유한 주식을 판 뒤 바로 높은 가격에 사들여 주가를 높이거나 거래량이 낮은 기업이 보유한 자사 주식을 매각한 후 이를 매수해 거래량을 높이는 목적으로 자전거래가 이뤄지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