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TV 앞에서 몸을 흔들며 닌텐도 '위'를 하지만, 2018년이면 가상으로 만들어낸 스키 금메달리스트와 나란히 활강하는 증강현실 게임을 하게 될 것이다."

"단말기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홀로그램 영상을 보며 통화하는 휴대폰이 나올 것이다."

전자·통신업계에서 불과 5~6년 뒤에 구현될 것으로 전망하는 미래 기술에 대한 설명이다. 이는 4세대 이동통신보다 1000배 빠르고, 2시간짜리 영화 한 편을 내려받는 데 1초면 충분한 것으로 알려진 '5세대' 이동통신이 구현해주는 것들이다.

유선전화만 있던 시기, 우리는 거의 모든 성인이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 세상을 상상하지 못했다. 음성 통화만 주고받던 시절에는 영상 통화가 평범한 기술이 되리라 상상하지 못했다. 지금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24시간 모든 사람이 인터넷에 연결되는(connected) 세상이 됐다. 앞으로는 사람뿐 아니라 모든 것(everything)이 연결된 환경이 가능해진다. 5세대 이동통신 기술은 우리 생활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5세대 초대용량 통신이 구현할 서비스들

홀로그램 입체 영상을 통해 영화를 보고 통화를 하는 것이 평범해지는 세상이 곧 온다. 하지만 홀로그램은 2차원 영상물보다 데이터 양이 수십~수백 배 많다. 이 때문에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전송하는 것이 아직 불가능하다. 하지만 5세대 통신망은 초당 수(數) 기가비트를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홀로그램 영상 통화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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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TV를 벽에 붙여놓거나 영상을 벽면에 조사(照射)해야 화면을 볼 수 있지만,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하면 3차원 입체 영상을 거실에서 즐길 수 있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실제 크기의 로봇수트 3차원 도면을 입체로 띄워 놓고 설계하는 작업 환경도 구현이 가능하다. 불과 5년 전 영화 한 편 보려면 통신 속도가 느려 '버퍼링'(끊김 현상)이 생겼지만, 지금은 풀HD급 영상도 끊김 없이 볼 수 있게 된 것처럼 5세대 이동통신은 어느 순간 성큼 우리 앞에 다가올 것이다.

사물인터넷 환경으로 변하는 라이프 스타일

시계나 안경 등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wearable) 디바이스와 초당 기가급 데이터를 전송하는 초고속 대용량 통신이 결합해 새로운 실감(實感) 미디어 서비스가 출현할 것이다. 스마트폰 하나만 들고 미국 뉴욕으로 출장을 가서 서울에 있는 자신의 개인 PC에 저장된 자료들을 열어보는 것도 가능해진다. 이는 전 세계 어디에 있든지 네트워크가 항상 개인의 주위를 '따라다니는' 환경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용량의 증가와 함께 로봇 기술의 비약적 발전도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수많은 로봇을 통해 입력되는 정보를 모아서 한꺼번에 처리하게 되면 개개 로봇으로는 처리할 수 없던 수준의 로봇 지능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 역시 기가급의 초고속·초대용량 무선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개별적으로 제한돼 있던 로봇의 능력이 무선 네트워크와 만나 한층 진화하는 것이다. 학자들은 2020년쯤 이 기술(클라우드 로봇)이 완성되어 스스로 이동하고 판단이 가능한 '서비스 로봇'의 대중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도 24시간 무선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주변 환경과 신호를 주고받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도로·차량·운전자·보행자·장애물 등이 모두 실시간으로 상호 신호를 주고받는 '지능형 교통 시스템'이 구축되는 것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애순 모바일액세스연구실장은 "사물인터넷이 가능한 센서가 곳곳에 분산돼 있고, 이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망), 그리고 실시간으로 대용량 데이터(빅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가 우리 일상에 익숙한 환경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망만 5세대로 진화한다고 해서 이 모든 환경이 한꺼번에 구현되는 것은 아니다. 망에 맞는 콘텐츠와 단말기도 나와야 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기가 코리아' 사업은 네트워크·콘텐츠·플랫폼·단말기를 모두 '기가급'으로 만들자는 취지의 사업이다. 5세대 이동통신이 등장할 시기에 다른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가가 5세대 서비스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5G 기술은 2017년쯤 기술표준(관련 상품·서비스를 만들 때 따라야 하는 기술 규격)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기술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이미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