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팡.

모바일 게임 '애니팡'과 '드래곤플라이트'는 카카오톡의 모바일 게임 플랫폼 '카카오 게임하기'에서 선보인 인기 게임들이다. 애니팡은 온 국민이 한번쯤 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 창사한뒤 줄곧 적자에 허덕이던 카카오도 이들 인기작품 덕분에 안정적인 수익을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카카오 게임하기에 뛰어든 게임개발사의 누적 매출은 지난달 기준 1조원을 넘어섰고, 전체 매출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가량으로 커졌다.

최근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수익의 핵심축인 모바일 게임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직접 규제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다음달 인터넷 플랫폼 생태계 시장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산업 발전 전략을 발표하기로 했다"며 "아직 구체적인 수수료 기준이 결정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 전략에는 플랫폼과 개발사의 수수료 가이드라인이 담길 예정이다.

미래부가 이처럼 직접 나선 것은 카카오 게임하기의 수수료 논란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모바일 게임은 현재 온라인 플랫폼 중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정부로서는 집중적으로 육성할 분야가 됐다.

카카오 게임하기.

그러나 게임 플랫폼에서 독점적인 지배력을 가진 카카오가 21%라는 높은 수수료율을 책정하면서 수많은 개발사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구글의 앱장터인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의 앱스토어의 수수료 30%까지 더해지면 개발사의 이익은 전체 매출 49%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영세 개발사들은 2~3년 전보다 게임 사업을 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와 같이 네트워크가 있는 서비스사들 때문에 게임 생태계가 더 혼란에 빠졌다"며 "오히려 개발사들이 자체 플랫폼을 구축해 해외로도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없애 게임 업계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고 말했다. 정부가 나서서 수수료율에 칼을 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주요 게임사들이 자체 모바일 플랫폼을 통합하면서 판세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게임빌은 컴투스의 지분 21%를 인수하면서 연합에 나섰다. 이에 양사가 각각 운영하던 모바일 게임 플랫폼이 통합될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오랜 개발 노하우를 지닌 업체들이 힘을 합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임빌의 플랫폼인 '서클'과 컴투스 '허브'의 전 세계 누적 가입자를 합치면 3억명 가량으로 추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전문가는 "아직 네트워크 기반이 약한 게임사 통합 플랫폼이 당장 카카오의 점유율을 빼앗아 오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정부 규제와 함께 게임사 플랫폼에서 이른바 '대박' 게임이 몇개 나온다면 카카오 매출에 타격을 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도 위기감을 공유하며 게임 이후의 먹을거리를 찾아 분주한 모습이다.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는 글로벌 시장 확대를 비롯해 게임에 편중된 매출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마케팅을 강화하고, SK플래닛에서 '티스토어'를 인수해 자체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스토어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