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롯데제과 월드콘과 설레임, 더블비안코.

연초부터 식료품 가격인상 봇물이 터졌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월드콘’과 ‘설레임’ 용량을 160㎖에서 170㎖로, ‘더블비안코’를 185㎖에 210㎖로 늘리면서 가격을 25∼60%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위즐’(커피ㆍ바닐라)은 660㎖에서 700㎖로, ‘조안나(호두ㆍ바닐라)’는 850㎖에서 900㎖로, ‘와일드바디’와 ‘옥동자’는 70㎖에서 80㎖로 용량을 늘리고 가격을 조정할 계획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가격 인상이라기보다는 용량을 늘리면서 어쩔 수 없이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권장소비자가격 표시 품목을 확대해가는 과정에서 용량조정을 검토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소비자 단체는 롯데제과가 ‘꼼수’를 부린다고 평가했다. 단순 계산으로 봤을 때 월드콘의 경우 용량은 불과 6.25% 늘어나고 더블비안코는 12% 늘어나는 것에 불과하지만, 가격은 용량 비율보다 4배 많은 60%가 오르기 때문이다.

이주홍 녹색 소비자연대 정책국장은 “해당 업체는 용량을 늘리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지만, 용량 인상 비율보다 가격 인상률이 더 커 용량변경은 가격 인상을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가공식품 연초부터 가격 인상 봇물

왼쪽부터 농심 새우깡, 롯데칠성음료 칠성사이다, 삼립식품 정통크림빵.

삼립식품, 농심, 롯데칠성음료 등도 가격 인상을 단행했거나 인상할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은 이달 5일 칠성사이다 등 14개 음료 제품 가격을 평균 6.5% 상승했다. 칠성사이다는 8.3% 가격이 올랐고 펩시콜라, 칸타타, 게토레이는 각각 6.6%, 5.3%, 5.2% 인상됐다.

농심도 이달 6일 과자류·즉석밥·주스 제품 가격을 평균 7.5% 인상했다. 농심은 새우깡을 1000원에서 1100원으로, 자갈치·양파링·포스틱은 8.3% 오른 1300원으로 조정했다. 즉석밥은 평균 9.9%, 웰치주스와 웰치소다는 각각 8.2%, 5.2% 올랐다.

삼립식품은 이달 17일부터 일부 빵 제품가격을 평균 6.4% 올릴 계획이다. 삼립식품은 지난해 일부 빵 값을 인상했다가 소비자 반발에 부딪혀 인상을 철회했다. 인상 품목은 총 175종으로 삼립식품 전체 빵류 제품 703종 중 약 25%다. 호빵을 비롯한 나머지 528종은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이름 밝히기 꺼려하는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의 특성상 누가 앞서 가격을 올리기 시작하면 눈치보던 업체들도 덩달아 가격을 올리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미 가격 인상이 이뤄진 만큼 식음료 가격 인상 봇물이 터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