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별 대(對)한국 수입규제 제소 건수

최근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국 수출을 견제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우리 수출제품에 대한 신규 피소 건수는 총 34건으로 지난 2002년 이후 11년 만에 최대였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보호주의 움직임이 강했던 1982년(34건), 2002년(36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각국이 수입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높아진 한국 제품이 타깃이 됐다고 분석했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이날 낸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에 제소된 74개 품목 가운데 우리나라가 세계 수출시장에서 점유율 1~3위를 차지한 품목이 20개에 달했다.

주력 수출품목인 철강제품과 화학·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무역구제조치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철강과 화학제품은 산업 특성상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조치가 빈번하게 발동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설비 증설을 통해 수출 물량을 꾸준히 늘리고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수입국의 주요 규제 대상에 포함되고 있다.

특히 신흥국들은 한국 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빈번하게 발동하면서 방어 태세에 나섰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우려될 경우 사용할 수 있는 긴급수입제한 조치로, 모든 수입국에 무차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보고서는 기업 차원에서 수입국 경쟁기업의 제소 움직임을 상시 주시해 신속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원화된 수입규제 관련 부처 간 정보공유와 유기적인 대응도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제현정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연초부터 신흥국을 중심으로 경기불안 현상이 나타나 신흥국에서 한국에 제소한 무역구제조치(27건) 가운데 많은 수가 실제 규제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신흥국 움직임에 대한 사전 모니터링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