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의 대형 전자제품 유통체인이 잇달아 '부진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미국의 전자체품 유통체인인 '라디오 색(Radio shack)'은 최근 수익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500여개 지점을 몇달 내로 폐점하기로 했다. 국내 대표 전자제품 판매체인 롯데하이마트도 작년 4분기 실적이 나빠진데 이어 올해 1분기도 실적 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뉴욕시 라디오색 매장.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라디오 색이 미국 4300개 매장 중 500곳을 폐점하기로 결정했다"며 "사업 재구성에 나서는 기업이 매장을 닫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일부 매장의 폐점 결정이 내려진 뒤 라디오 색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4.8%나 떨어졌다.

라디오 색은 전통적인 가전매장의 모습에서 벗어나 가전 엔터테인먼트 매장으로 거듭나는 쇄신안을 세웠다. 하지만 최근 2년간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짰지만,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못했다. 게다가 지난해 쇼핑 대목 기간인 연말에 경쟁사들과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면서 수익성이 더 나빠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롯데하이마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매출은 3조5191억원, 영업이익은 1848억원을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전년에 비해 각각 9%, 14% 가량 늘어난 것이지만, 2012년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과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간 다툼이 일어 영업실적이 크게 떨어진 뒤 나타난 '기저효과'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작년 4분기 영업이익률은 상장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롯데하이마트가 롯데마트에 숍인숍(매장내 매장) 형태로 매장을 대거 개점하면서 부진에 빠졌다고 지적한다. 새로 매장을 개점하면서 출점비와 인건비가 늘었다는 것이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례 없는 대규모 출점으로 수익성이 더 나빠졌다"며 "올해 상반기 출점을 대비해 미리 인력을 확충하면서 지난해 4분기 인건비는 80억원 늘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가 확산하면서 오프라인 매장들의 어려움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회사인 아마존을 비롯해 한국의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이 새로운 구매수단으로 떠오르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이용자들이 줄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