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4일(현지 시각)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한 사티아 나델라(Nadella·47) 수석 부사장은 '클라우드'〈키워드〉 전문가다. 39년 MS 역사상 세 번째 CEO로 전임 스티브 발머도 14년간 CEO로 재임했을 만큼 MS CEO에겐 막중한 권한과 책임이 주어진다.
나델라 CEO의 선임과 함께 창업자인 빌 게이츠도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 기술고문으로 5년반 만에 경영에 복귀한다.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면서 애플과 구글에 주도권을 뺏긴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SW) 회사가 '클라우드'를 바탕으로 새 진용을 꾸려 '뉴MS'로 거듭나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인도 출신의 클라우드 전문가
MS의 새 수장(首長)이 된 나델라는 인도의 대표적 IT 도시 하이데라바드(Hyderabad)에서 태어났다. 인도 망갈로르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위스콘신-밀워키대와 시카고대에서 각각 컴퓨터공학과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서 일하다 1992년 MS에 합류해 22년간 검색 엔진 빙(Bing)·서버·클라우드·기업사업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쳤다. CEO가 되기 전엔 클라우드·기업 부문 수석 부사장이었다.
'클라우드 전문가'인 나델라에게 차기 'MS호(號)'의 키를 맡긴 것은 MS가 미래 성장의 주요 축을 클라우드로 삼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빌 게이츠 뒤를 이어 이사회 의장에 새롭게 취임한 존 톰슨 역시 시만텍 CEO 출신의 클라우드 전문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MS는 이제 완전히 클라우드 회사가 됐다"고 평했다.
MS의 현 상황은 희망적이지만은 않다. PC 기반의 오피스·윈도 프로그램이 '캐시카우(주요 수익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차세대 먹거리인 스마트폰·태블릿PC·모바일 운영체제(OS) 어디서도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작년 4분기 MS의 세계 스마트폰 OS 점유율은 구글 안드로이드(78.4%), 애플 iOS(17.6%)에 크게 뒤진 3위(3.2%)였다.
나델라는 취임 일성으로 '집중'과 '스피드'를 강조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지금 MS 앞에 놓인 기회는 많지만 이걸 잡기 위해선 명확히 집중하고, 빨리 움직이고, 계속 혁신해야 한다'면서 '혁신적인 제품을 좀 더 빨리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사와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선 "특히 모바일과 클라우드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현재 검색 엔진 빙, 게임기 X박스 등 다양하게 펼쳐진 MS의 사업 부문에 대한 일부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5년반 만에 돌아온 빌 게이츠
5년반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빌 게이츠의 역할도 주목된다. 그는 2008년 6월 공식 은퇴를 선언하고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난 뒤 자선 단체인 '빌앤멜린다 게이츠재단' 활동에만 주력해왔다. 게이츠는 이번 인사에서 이사회 의장 자리를 넘기고 평이사로 내려왔지만 기술고문(Technology advisor)이란 직함을 새로 달았다. 나델라는 "이번에 CEO로 임명되면서 빌에게 좀 더 많은 시간을 기술·제품 개발에 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고, 게이츠는 "여유 시간의 3분의 1 이상을 회사 일에 할애하겠다"고 했다. 게이츠는 임직원들과 만나 제품 개발 부문을 협의하고, 수시로 나델라에게 경영 조언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
마치 하늘 속 구름(cloud) 같은 공간에 사진·음악·문서 등을 저장해놓고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이 연결된 스마트폰이나 PC, 태블릿PC 등으로 자료를 꺼내 쓸 수 있는 가상 저장 공간 서비스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