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1위 증권사인 유안타증권의 동양증권(옛 동양종금증권) 인수가 이뤄질까. 다른 마땅한 인수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유안타그룹은 강력한 아시아 시장 진출 의지를 드러내면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5일 동양증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반대가 많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시아 진출 의지가 강력한 얜칭장(Yan Qing-Zhang·顏慶章) 회장이 드라이브를 걸어 인수의향서(LOI)까지 제출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동양증권에 대한 실사까지 마친 인수후보는 유안타증권이 유일하다"며 "그동안 기업어음(CP) 불완전 판매 보상으로 인한 우발채무 문제가 큰 걸림돌이었지만 일단은 여러가지 경우의 시나리오를 철저히 파악해 본 후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은 대만의 금융그룹인 유안타 파이낸셜 홀딩스(Yuanta Financial Holdings)의 계열사로 대만 최대 증권사로 알려져 있다. 홍콩, 상하이, 베트남 등에 지점을 두고 있고 직원이 7000명에 달하는 대형 증권사다. 작년 11월 변호사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을 국내에 파견, 동양증권 본사를 방문해 실사를 진행하는 등 3개월여 동안 가장 적극적으로 인수를 준비해왔다.

유안타 증권은 앞서 지난 2004년 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참여하며 한차례 한국진출을 도모한 바 있다. 당시 유안타증권은 우리금융지주(316140)와 함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으나 LG상호 사용문제 등 갈등이 빚어져 막판에 인수를 포기했었다.

현재 동양증권의 최대주주인 동양인터내셔널(14.93%)과 동양레저(12.13%)는 지난달 23일 매각 공고를 통해 보유 중인 동양증권 지분(27.06%)을 매각한다고 밝히고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상황. 이를 위해 지난 4일 1차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무리했고 25일 입찰을 거쳐 26일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최대주주 입장에선 많은 후보가 인수전에 참여해야 제값을 받고 주식을 매각할 수 있다. 하지만 매각공고 이후 인수합병(M&A) 시장에 알려진 인수 후보는 유안타증권이 유일하다. 매각 주관을 맡고 있는 안진회계법인 관계자는 "1차 인수의향서 접수 결과 유안타증권과 전략적 투자자(SI), 재무적 투자자(FI) 등 총 3곳이 LOI를 제출했다"고 말했지만 유안타증권 외에 다른 두 곳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새마을금고는 법률상 금융자회사를 둘 수 없고 KB금융(105560)역시 우발채무 문제 때문에 인수를 꺼린 것으로 전해진다. 유통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롯데그룹의 인수전 참여도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4일 "LOI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롯데그룹 역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상태다. 사모펀드(PEF)인 파인스트리트 측 고위 관계자도 "인수에 전혀 관심이 없고 인수의향서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못을 박았다.

이 때문에 동양증권 인수전이 사실상 유안타증권의 단독 입찰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오는 25일 예정된 본입찰에서 유안타증권이 홀로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걸림돌은 남아 있다. 동양증권의 최대주주인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은 현재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데, 법원 입장에선 채권 변제율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비싼 가격에 구주(舊株·27.06%)를 매각할 필요가 있다. 유안타증권이 홀로 입찰에 참여할 경우 얼마나 높은 가격을 써내는지가 관건이 되는 셈. 유안타증권의 인수자문사로 실사를 담당했던 삼정KPMG 측은 동양증권의 가치를 5일 종가(2350원)에 비해 다소 낮은 가격으로 적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실사 이후 구조조정을 통해 인원을 많이 줄였고, 최대한 비용을 절감하려고 노력한 점을 유안타증권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액면가(5000원) 보다 훨씬 싼 가격인 2100원에 신주(7142만8571)를 인수할 수 있게끔 한 옵션도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동양증권 외에도 현재 여러 증권사가 매물로 나온 상황이기 때문에 유안타 증권의 동양증권 인수가 성사될 경우 어느 정도는 다른 증권사들 M&A의 숨통도 터지는 셈"이라며 "성사될 경우는 유안타 증권이 적극적으로 동양증권을 지원해 국내에 안착할 수 있을지가 또다른 관심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