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7달 반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원화가치 하락)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이 양적완화 규모를 100억달러 추가 축소하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세계 외환시장에서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14.1원 오른 1084.5원을 기록했다. 상승폭은 마감기준으로 지난해 6월20일(14.9원 상승) 이후 가장 컸다. 당시 벤 버냉키 前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가능성을 언급한 영향으로 환율이 급등했다.
이날 환율은 10.6원 오른 1081원으로 출발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이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때문에 안전자산인 달러화를 매수한 영향이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이 자산매입 규모를 월 75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추가 축소하겠다고 발표하자 전세계 통화는 신흥국 통화 중심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1% 넘게 떨어졌고 남아공 란드화는 0.93%,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0.25% 내렸다. 지난달 31일까지 인도(1.8%), 남아공(1%) 등의 증시도 1% 넘게 하락했다. 우리나라는 설 연휴 때문에 추가 양적완화 축소의 영향이 이날 반영됐다.
이후 환율은 수출업체의 네고물량(달러매도)이 유입되면서 오전 9시55분 한때 1078.3원까지 상승폭을 줄였으나 이후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의 달러매수세, 외국인의 주식매도세 등이 겹치면서 결국 1084.5원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18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시장 참가자들이 환율이 조금 더 오를 것을 기대하고 네고물량을 많이 내놓지 않아서 환율 상승폭이 더 커졌다"며 "매물(네고물량)이 많이 남아있지만 신흥국 불안에 따른 추가 악재 가능성이 남아있는 한 환율이 쉽게 하락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1.19포인트(1.09%) 하락한 1919.96에 마감했다. 오후 3시28분 현재 엔ㆍ달러 환율은 뉴욕 외환시장 마감기준 대비 0.07엔 상승한 102.11엔, 유로화 환율은 0.0001달러 오른 1.3487달러를 기록 중이다.(엔화 가치 하락, 유로화 가치 상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