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재계 서열 6위인 버자야 그룹이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의 지분을 주당 9만원에 매입했다고 3일 밝혔다. 일부 증권사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카카오의 몸 값이 계속 치솟아 내년 5월 상장할 쯤에는 기업가치가 5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톡이 경쟁자인 네이버 라인 등에 비해 가입자 증가 속도가 낮아, 카카오의 주식을 들고 있는 임직원들의 이탈만 부추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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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자야 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카카오 지분 0.4% 가량을 장외시장에서 110억원에 사들였다. 내년 5월 기업공개를 앞두고 임직원 일부가 지분을 내놓자 버자야 그룹이 서둘러 이를 매수한 것이다. 지난해 2월 5만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1년새 80% 가량 주가가 오른 것으로, 버자야 그룹이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는 카카오의 성장성을 그만큼 높게 평가했다는 뜻이다. 주당 9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카카오의 기업가치는 2조3500억원에 달한다.
실제 카카오의 매출은 증가하고 있다. 카카오는 2011년까지 적자를 기록했지만 2012년엔 매출 461억원, 순이익 52억원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2300억원을 기록하며 5배 가량 늘었다.
문제는 이같은 성장이 꾸준히 유지될 수 있느냐는 것. 카카오톡은 경쟁업체인 네이버의 라인에 비해 가입자 증가 속도가 느리다. 카카오톡은 지난해 7월 가입자 1억명을 돌파했고, 10월 이후 1억3000만명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라인은 가입자가 1억명 늘었고, 중국 텐센트의 위챗은 2억명 증가했다. 라인과 위챗의 가입자가 배 이상 많음에도 가입자 증가율이 카카오톡을 앞서는 상황이다. 모바일 메신저는 가입자를 선점하는 효과가 중요해 사용자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증가하면 다른 서비스가 사용자를 뺏어오기가 사실상 어려워진다고 모바일 업계 전문가들은 말한다.
게임업체 등에서 받고 있는 수수료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카카오 게임하기에 입점하면 개발자는 21%의 수수료를 카카오에 지불해야 하는데, 초대 메시지를 보내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카카오톡에 이 수수료를 내는 것이 과하다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해 카카오 측은 이 같은 지적에 건전한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상생 방안을 발표한 적이 있다.
일부에선 카카오의 현재 주가가 이미 성장 기대감을 한 껏 반영한 상태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말 그대로 추가 상승폭이 크지 않을 거라는 뜻이다. 장외에서 9만5000원에 거래되던 카카오 주식은 조금씩 내려와 현재 8만45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일본, 동남아, 남미 등에서 급 성장 중인 라인에 막혀 카카오톡의 성장세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며 "라인은 카카오톡이 상장할 쯤엔 전 세계적으로 5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돼 카카오톡과 차이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버자야 그룹의 매입가인 주당 9만원으로 지분을 환산하면 임직원들은 당장 돈방석에 앉게 된다. 창업주 김범수 의장의 지분은 개인투자회사 지분을 포함해 55.4%에 이르는데, 이를 환산하면 평가액이 1조3000억원대에 달한다. 임직원이 보유한 스톡옵션의 가치만도 3800억원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는 당장 벼락부자가 될 인력 이탈을 고민해야 될 처지"라며 "기업 가치 도약을 위한 새 수익원 발굴에 실패할 경우 이런 현상은 가속화 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