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센즈(Senz)가 만든 비대칭 우산.

네덜란드 우산제조회사 센즈(Senz)는 시속 100km 강풍에도 뒤집히지 않는 우산을 개발했다. 비결은 비대칭 디자인에 있다. 센즈는 델프트 공과대학과 협업해 공기 저항을 줄여주고 폭우 속에서도 시야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비대칭 우산’을 출시했다.

코트라는 29일 ‘디자인이 밥 먹여준다’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탈리아·네덜란드·독일·영국 등 유럽 11개국의 우수 디자인 제품을 소개했다. 보고서는 유럽의 디자인산업 육성 인프라를 벤치마킹해 우리 기업도 디자인 역량을 적극적으로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유럽 디자인을 관통하는 네 가지 코드로 ▲기술과의 조화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는 디자인 ▲오랜 전통 ▲스토리텔링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첫 번째 코드로 ‘기술과 디자인의 조화’를 소개했다. 센즈의 비대칭 우산처럼 독특한 디자인뿐 아니라 기능성을 두루 갖춘 제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위스회사 유라(Jura)가 만든 커피머신 제품도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협업해 나온 결과물이다. 자동화된 위생관리 기능과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특징이다.

소재 자체가 곧 디자인이 되는 역발상 제품도 소개했다. 콘크리트 타일을 만드는 헝가리회사 이반카(Ivanka)는 콘크리트 소재로 만든 가방과 액세서리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이밖에 2차 세계대전 등 역사적인 사건을 의류 제품에 녹여낸 이탈리아의 히스토릭리서치(Historic Research)는 스토리가 있는 디자인 제품으로 유명하다.

헝가리 회사 헤렌드(Herend)는 오랜 세월 동안 고유의 디자인을 간직해왔다. 과거 유럽 왕족이 애용한 명품 도자기 제품을 200년 가까이 만들어오고 있다.

유럽 기업이 이처럼 높은 디자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배경은 각국의 정부가 디자인산업을 육성하려는 의지가 컸기 때문이다. 헝가리의 경우 2006년 ‘디자인 터미널’이라는 디자인 산업 전담조직을 신설해 정부가 유망한 디자이너들을 지원하고 있다. 덴마크의 로열 대니쉬 아카데미, 네덜란드의 아인트호벤 디자인 아카데미 등 우수한 교육 인프라도 강점이다.

정종태 코트라 유럽지역 본부장은 “현대 소비자는 단순히 기능적으로 뛰어난 제품뿐 아니라 와우팩터(Wow-factor·소비자의 탄생을 유발하는 요소)를 갖춘 제품에 지갑을 열 준비가 돼 있다”며 “유럽의 선진화된 디자인 육성 환경을 본받아 우리나라 제품의 디자인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