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확산되며 27일 코스피지수가 30포인트 넘게 내렸다. 장 초반 한때 40포인트 가까이 내리며 1900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오후들어 하락폭이 다소 줄어들며 1900선은 지켰다. 다만 지난해 8월 말이후 약 5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글로벌 증시가 동반 급락하며 다른 신흥국에 대한 우려도 심화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0.23포인트(1.56%) 내린 1910.33에 장을 마쳤다. 3거래일 연속 내렸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8월 말에 1900대가 무너지고 나서 약 5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지난 23일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직전날대비 14% 급락하며 달러당 7.9페소를 기록했다. 지난 2001년 아르헨티나 외환위기 이후 일일 기준 최대 하락폭이다. 이 소식에 지난 주말 뉴욕 3대 증시는 모두 2% 안팎으로 내렸고 유럽 주요국 증시 역시 2~3% 하락했다. 아르헨티나 우려뿐만 아니라 중국의 제조업 경기 위축 등에 따른 불안감도 반영됐다. 아르헨티나는 외환보유고가 고갈되고 정정불안이 심화되며 위기설이 피어나고 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5146억원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하루에만 5000억원 이상 순매도한 것은 지난해 12월 12일 이후 약 한달반만이다.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순매도했는데,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을 3000억원 이상, 운송장비를 1200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연초 이후 외국인의 매도세가 꾸준히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이날 금액이 대거 급증했다. 이날 개인은 22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이날 기관은 5189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외국인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이 매도한 업종을 대부분 기관이 매수했다. 금융투자가 1793억원, 투신(자산운용사)가 1673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프로그램은 1495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했는데, 비차익거래가 1514억원 순매도를, 차익이 19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아르헨티나의 위기가 계속되며 코스피지수가 1850대까지 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오는 28~29일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존 자산매입 규모를 100억달러 추가 축소하는 결정이 내려질 경우, 신흥국 증시에 또다른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주들도 대개 약세를 기록했다. SK텔레콤(017670)이 3% 이상 내렸고 네이버와 LG화학(051910), 현대중공업, KB금융(105560)이 2% 이상 하락했다.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 포스코, SK하이닉스(000660), 한국전력, 삼성생명(032830)이 1% 이상 하락했다. 반면 기아차가 1% 이상 올랐고 현대모비스(012330)도 소폭 상승햇다.

업종별지수는 대부분이 하락했다. 화학과 통신, 서비스업 등이 2% 이상 내렸고 종이목재와 의약품, 철강금속, 전기전자, 의료정밀,운송장비, 전기가스, 건설, 금융, 은행, 증권 등이 모두 1% 이상 하락했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명문제약(017180)과 현대상선, 현대모비스우, LS네트웍스우 등이 상한가를 쳤다. 현대상선은 최근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전격 수용하며 관련주로 분류되며 코스닥시장의 남북경협 관련주들과 함께 동반 급등했다. 반면 이날 우리들제약과 팬오션, 동양우, 동양2우B 등은 하한가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