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고 자동차 업체인 타타자동차의 칼 슬림(51) 사장이 지난 26일 방콕의 한 호텔 앞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칼 슬림 사장은 최근 부진을 이어온 타타자동차 실적 개선에 부담을 느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타타자동차는 국내 상용차 업체인 타타대우상용차 지분 100%를 보유한 모기업이기도 하다.
지난 2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칼 슬림 타타자동차 사장은 타타그룹 타이어 부문 이사회에 참석차 머물렀던 방콕 샹그릴라 호텔 22층에서 떨어져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타타자동차 관계자는 "이른 아침 칼 슬림 사장의 죽음에 대해 발표하게 돼 매우 유감스럽다"며, "사인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영국 미들랜드주 출신인 슬림 사장은 미국 스탠퍼드 대학을 졸업했다. 2007~2011년 제너럴모터스(GM) 인도법인 사장을 지냈고, 그 후 GM 중국 합작법인 부사장을 역임했다. 타타자동차에는 2012년에 합류했다. 슬림 사장은 타타가 인수한 영국 차 고급 브랜드 재규어랜드로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 왔으며, 최근 저가 승용차 모델 '나노' 출시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슬림 사장은 최근 타타자동차의 실적 부진에 대한 압박을 받아 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타타자동차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판매량이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다. 저가 해치백(뒷좌석과 짐칸이 합쳐진 형태)과 트럭, 버스의 판매 부진이 타타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러한 평가 속에 슬림 사장은 지난주 경비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방안으로 명예퇴직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칼 슬림 사장의 죽음을 두고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타타자동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뉴델리의 한 리서치 업체 고문은 "슬림은 타타의 경영 정상화 과정에 한 가운데 있었던 사람"이라며, "그의 죽음은 회사에게 비극적인 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타는 여객 차량 사업에서 심각한 부진을 겪어왔으나, 슬림 사장의 노력으로 정상화 궤도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그의 죽음으로 여객 차량 사업의 미래는 또 다시 불투명해졌다. 슬림 사장이 인도모터쇼 개막 2주 전에 자살한 점도 타타에게는 악재다. 타타는 인도모터쇼에서 회사의 미래 전략에 대한 세부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사이러스 미스트리 타타그룹 회장은 "2012년 10월 타타자동차에 입사한 슬림 사장은 도전적이며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 소중한 동료였다"며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