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보드카업계는 한국 소주를 경계한다. 한국 소주와 러시아 보드카는 제조과정, 이화학적 특성, 맛이 비슷하다. 값은 소주가 훨씬 싸다. 이 때문에 한국 소주가 미국, 유럽 등지로 확산 보급되면 시장 경쟁에서 보드카를 밀어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드카는 14세기부터 제조된 러시아 국민주였지만 지금은 세계인의 술이 됐다. IWSR(국제 와인·증류주 리서치)에 따르면 보드카 시장은 2012년 44억4500만L, 489억 달러(소매가 기준)에 달한다. 한국주류산업협회가 밝힌 소주 시장 규모는 12억7700만L, 29억 달러(출고가 기준)다. 소주 시장은 보드카와 비교해 수량으로는 29%, 금액으로는 6%에 불과하다.

소주와 보드카 비교.

술은 증류주, 발효주, 기타 제재주 등 3가지로 분류된다. 위스키, 브랜드, 진, 럼, 고량주, 데킬라. 보드카, 소주가 증류주에 속한다. 이 가운데 보드카와 소주는 맛, 색, 용도가 비슷하다.

소주는 제조공정이나 이화학적 특성에서 보드카와 닮았다. 국내 주세법은 보드카를 '주정 또는 기타 알코올분이 포함된 물료를 증류한 주류를 자작나무 숯으로 여과하여 무색·투명하게 제성한 것', 소주(희석식소주)를 '주정 또는 곡물주정을 물로 희석한 것'이라고 정의한다.

보드카는 밀, 보리, 호밀, 감자, 옥수수 등 원료를 쪄 엿기름을 더해 당화(糖化) 시킨 다음 효모를 섞어 발효시킨다. 발효 추출액을 자작나무 숯으로 채운 증류기로 증류하면 푸젤유(油)나 악취성을 걸러진 보드카 원액이 나온다. 이를 물로 희석해 알코올 도수를 40%까지 제품화한다

소주 제조공정도 비슷하다. 전분질원료 → 증자 → 당화 → 발효 → 연속식증류(95%) → 희석 → 탈취 → 제품화 과정을 거친다. 다만 탈취 과정에 사용하는 재료가 다르다. 보드카는 자작나무 숯, 소주는 활성탄으로 냄새를 없앤다. 물성은 유사하다. 알코올 도수는 차이를 보인다. 보드카의 알코올 도수는 40% 이상이고 소주는 20%안팎이다.

보드카와 소주 원료의 이화학적 성분 분석.
무기염류 분석 (단위 : ppm)
향미성분 분석 (단위 : ppm)

보드카는 스트레이트나 칵테일 베이스로 음용된다. 소주는 스트레이트 내지 폭탄주 첨가물로 소비된다. 국내 소주 업계가 소주의 알코올 도수를 40%까지 올리고 소주의 음용방법을 보드카와 같게 정착시키면 소주는 단번에 보드카의 경쟁 제품으로 부상할 수 있다. 다만 국내 소주 업계는 패키지, 마케팅, 브랜드 등 부문에서 고급화 전략과 함께 전 세계 유통망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