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개인정보 대량 유출 사태 여파로 '아웃바운딩(outbounding·회사가 고객을 찾아가는 영업 형태)' 영업 비중이 높은 보험 저축은행 캐피탈 등 2금융권에 비상이 걸렸다. 오는 3월말까지 전화 등을 통한 영업행위가 전면 금지됐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도 개인정보를 활용한 이 같은 영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만명대의 대출모집인과 텔레마케팅 위탁 전문업체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달 24일 전화나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을 통한 영업행위를 3월말까지 중단해 달라고 모든 금융회사에 요청했다. 최근 개인정보 불법 유출 및 유통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자 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대상 금융회사는 은행·여신전문회사·저축은행·보험사 등이며 이들 금융회사는 27일부터 3월말까지 전화 등으로 대출을 권유하거나 보험·카드 고객을 신규로 모집할 수 없다.
이번 조치에서 텔레마케팅(TM·전화 등을 이용한 판매 활동) 의존도가 70~90%에 달하는 AIG, AXA, 더케이손해보험과 라이나생명보험 등 외국계·중소형 보험사는 기존처럼 전화를 통한 모집행위를 허용하기로 했지만 이들 보험사는 개인정보 제공·활용에 대한 고객의 인식이 까다로워지면서 영업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과거처럼 TM을 계속해도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이 까다로워져 계약 성공률이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저축은행과 여신전문업계도 마찬가지의 상황이다. 지난해 상반기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판매액 중 대출모집인을 통한 비중은 64.9%였고 캐피탈은 모집인을 통한 판매가 40%를 차지했다. 이들 회사는 주로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으로 대출을 권유해왔다.
개인정보 유출사태의 장본인인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는 이미 기존 TM 인력을 이번 사태 수습에 투입하고 TM영업을 전면 중단했다. 이들 3개 카드사 외에 다른 카드사들도 전화를 통해 보험을 파는 '카드슈랑스'의 이익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카드슈랑스 영업도 당분간 사실상 금지했다. 카드사는 보험 위탁판매를 통해 보험료 납입액의 4%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2012년말 기준 카드슈랑스 판매액은 1조 5428억원에 달해 카드슈랑스는 카드사의 알짜 수익원이 돼 왔다.
금융사로부터 아웃바운딩 영업을 위탁 수행해온 텔레마케팅(TM) 업체와 대출모집인들도 사정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현재 외국계 은행들과 대부분의 2금융권 회사는 외부 업체와 계약을 맺고 TM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 TM 업체 관계자는 "TM업무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면서 앞으로 계약 수요가 점점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대출모집인들은 작년 수수료 상한제에 이어 이번에 정보유출 사건까지 터지면서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가 대출모집인에 지급하는 수수료 때문에 대출금리가 오른다고 보고 작년 6월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한 바 있다. 대출모집인 수는 은행권이 의존도를 줄이면서 2012년 6월말 2만743명에서 2012년말 1만6500명으로 감소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수치는 집계 중인데 2012년말보다 더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