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석 GS 부회장은 대표적인 장수 최고경영자(CEO)다. 1997년 LG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사장)에 오른 이래 17년째 CEO로 재직하고 있다.10대 그룹 상장사 CEO의 평균 재임기간은 약 3년이다. 서 부회장은 '최장수' CEO로 꼽힌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 덕이다. 허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다. 서 부회장은 허 회장을 대신해 대외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서 부회장은 정통 재무관료 출신이다. 재무부 세제국 사무관, 주일본대사관 재무관 등 20년간 공직 생활을 했다. 김병준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는 "관료 출신 CEO는 해당 업종에서 큰 그림을 그리는데 유리해 기업과 호흡만 맞는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다양한 사업 부문을 거쳤다면 시장에서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관료출신의 수재(手才) CEO…"정부 정책 이해 빠르고 재무 관리도 탁월"
허창수 회장은 2009년 "서 부회장이 GS홀딩스 출범 후 첫 사령탑을 맡아 그룹 정체성을 확보하고 비전을 수립했다. GS그룹이 성공적으로 자리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그 뒤 허 회장은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과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 등 일가를 그룹 경영 전면에 배치했다. 서 부회장만이 오너 일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전문 경영인이다.
서 부회장은 1970년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1971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국세청 사무관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서 부회장은 20년 간 재무부 세제국, 국제심판소, 직접세과, 소득세제과, 조세정책과, 일본대사관 재무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1992년 럭키금성(옛 LG)그룹 회장실 재무팀 상무이사로 기업에 몸담았다. 그 뒤 그룹 전략사업개발단 부사장, LG투자신탁운용·극동도시가스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2009년 3월 GS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다.
서 부회장의 풍부한 경력은 어려운 시기에도 빛을 발했다. 서 부회장은 1997년 외환위기 직후 적자에 허덕이던 LG종합금융을 살려내고 LG투자증권과 합병해 경영정상화를 이끌어냈다. GS 관계자는 "서 부회장은 안전경영을 지향하는 CEO지만 위기 때마다 회사를 기사회생(턴어라운드)시켰다"고 전했다.
◆ 소통이 정답이다…"임직원과 대화하며 위기탈출"
서 부회장은 민간 기업으로 옮긴 뒤 공직과는 다른 새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서 부회장은 "LG그룹 회장실에서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고 금융 계열사를 맡아보니 조직원간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며 "조직원이 하나의 마음으로 뭉치지 않으면 일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서 부회장은 GS그룹 내에서 '마음씨 좋은 이웃집 아저씨'로 통한다. GS 관계자는 "서 부회장은 성격이 원만하고 누구와도 잘 어울린다. 인간관계도 매우 폭넓다"며 "특히 부하 직원과 격없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여러차례 봤는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서 부회장은 회사가 부진에 빠졌을 때 단합을 유도하며 돌파구를 찾곤 했다. 지난 2000년 LG투자증권 실적은 업계 5위까지 떨어졌다. 1999년 시장점유율 11%로 국내 증권업계 1위였던데 비하면 큰 위기였다. 2001년 2월 LG증권 사장으로 취임한 서 부회장은 "회사가 고전하는 큰 이유는 노사(勞使)가 화합하지 못해서다. 임직원과 깊이있게 소통해 유능한 인재가 회사를 이탈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당시 전국 119개 지점을 모두 돌아다니며 임직원과 '호프 대회'를 열기도 했다.
서 부회장은 지금도 임직원과 식사나 술자리를 즐긴다. GS 관계자는 "부회장이 된 뒤 일정이 더 빠듯해졌다"며 "서 부회장은 외부 약속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하지만 식사, 등산 등을 통해 임직원과 꾸준히 소통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