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CEO스코어

한국 경제에서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과 시가총액은 3분의 1을 넘는 수준이다. 두 그룹의 순이익은 금융위기 이후 3배 넘게 늘었다.

13일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은 모두 1조2724억달러인데, 매출로 봤을때 삼성이 GDP 대비 23%, 현대차가 12%를 차지해 두 그룹 비중이 35%에 달했다. 2008년만 해도 두 그룹의 GDP 대비 매출 비중은 11.9%에 불과했다.

증시에서 두 그룹의 쏠림현상도 심각했다. 두 그룹의 상장 계열사는 27개로 지난해 9월말 기준 전체 유가증권, 코스닥 상장기업 1741개의 1.6%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9%에 이른다.

삼성전자(005930)와 삼성화재,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등 17개 삼성 그룹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9월말 297조6000억원, 현대차는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등 10개 기업에 140조원이나 됐다. 이는 전체 시총 1254조3000억원의 34.9%다.

두 그룹의 시가총액은 2008년말 134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9월말 437조6000억원으로 226% 증가했다. 삼성이 168%, 현대차는 512% 늘었다. 반면 두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상장사의 시가총액 증가율은 71%에 그쳤다.

순이익도 두 기업이 전체 법인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2012년 국세청에 등록된 법인세 신고기업은 48만2574개. 이들이 벌어들인 순이익은 모두 122조8940억원인데, 이중 삼성이 24.1%, 현대차가 10.9%로 모두 34.9%를 가져갔다. 두 기업의 순이익 비중은 2008년 10%가 안됐다.

당연히 세금도 많이 냈다. 2012년 국내 기업들이 낸 전체 법인세 금액은 47조3160억원. 이중 삼성이 6조6000억원으로 14%, 현대차가 3조1000억원으로 6.5%를 부담, 전체의 20.6%를 냈다.

삼성과 현대차의 약진은 그만큼 다른 기업들의 퇴보를 의미한다. 실제 두 기업의 순이익 비중은 4년간 25%포인트나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의 순이익은 107조원에서 80조원으로 25.2%나 줄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삼성과 현대차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계속 악화됐다는 의미"라며 "삼성의 주력 제품인 휴대폰의 글로벌 판매에 제동이 걸리거나, 환율 악재로 자동차 판매 성장세가 꺾인다면 우리 경제에 입는 타격은 그만큼 커질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