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정부가 세계 10대 외국인투자 유치 국가를 목표로 제시한 규제 완화 및 세제혜택 강화 방안에 대해 국내 외국계 기업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외국인투자 유치 방안이 단기 유도책에 그치치 않고 장기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정책으로 정립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미국·유럽·일본·독일 주한상공회의소 대표단과 21명의 외국인 투자기업 회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외국인 투자 활성화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글로벌기업의 아시아지역본부와 연구개발(R&D)센터 같은 헤드쿼터 유치 관련 혜택 도입, 외국인 생활환경을 개선 방안 등 외국인투자 활성화 방안도 발표됐다.

외국계 기업들은 각종 세제혜택 연장과 규제 완화를 반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연구개발(R&D)센터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기술자에 적용되는 소득세는 기업이 일부분 부담하는 경우가 많은데, 소득세 감면 혜택을 연장하면 기업이 추가로 부담하는 비용이 줄어든다. 도레이첨단소재 관계자는 “세제 혜택을 연장하면 그만큼 기업이 추가로 부담하는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 적극적인 투자의사를 보인 제네럴일렉트릭(GE)도 정부의 투자활성화 방침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GE는 지난해 GE글로벌조선해양 본부를 부산에 열고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2월 맘모그래피(유방암 진단기기) 글로벌 연구개발 및 생산기지 설립을 위한 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한국 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외국계 기업들은 정부의 투자 유치 방안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정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모두 노력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외국계 화학업체 관계자는 “정부의 투자활성화 방침은 외국 기업들에게 좋은 소식이지만 세제 혜택 연장은 예전부터 해오던 것”이라고 지적하며 “취지는 좋지만 말로만 그치지 않고 (투자 유치 방안이) 제도적으로 잘 정립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틸로 헬터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기업 환경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고 밝혔다. 헬터 회장은 “외국 기업의 투자를 활성하려면 예측 가능한 기업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동안 우리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세금이나 복잡한 회계 감사 등 분야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기업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ECCK와 기업들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