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로 8개월 연속 동결했다.

한은 금통위는 9일 정례회의를 열고 1월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뒤 동결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은 우리나라 경제가 지난해 2, 3분기 연속 전분기대비 1.1% 성장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원화 강세·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경쟁력 저하,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개시 여파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경제의 주요 지표는 최근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그 강도는 아직 미약한 편이다. 광공업생산은 지난해 10월 전월대비 1.8% 증가한 데 이어 11월에는 보합이었다. 소매판매도 지난해 10월 1.5% 증가에 이어 11월에도 0.9% 늘어났다. 투자는 지난해 10월 19.4% 증가에서 11월 5.5% 감소로 반전했다. 지난해 11월 취업자수 증가폭은 전년동월대비 58만8000명으로 14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해외경제는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의 지난해 11월 무역적자는 342억5000만달러로 전월대비 12.9% 줄었다. 2009년 10월 이후 약 4년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제조업 지표인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지수는 지난달 57을 기록하면서 시장 예상치(53)를 웃돌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달 중 미국과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엔저 등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원화는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고 아베노믹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라 엔화 약세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2일 100엔당 원·엔 환율은 997.44원(오후 3시 기준)까지 하락하면서 5년 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날 기획재정부는 '그린북'에 엔화 약세를 공식적으로 대외위험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게다가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계속 진행되면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의 금융시장이 급격한 자본 유출로 인해 지난해 처럼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금리동결 결정은 시장전문가들의 예상과 일치했다.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chosunbiz.com)가 금통위를 앞두고 경제·금융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20명 전원이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향후 금리 결정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한 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응답이 10명(50%)으로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