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고객만족도(NCSI)는 한국생산성본부와 조선일보가 1998년부터 조사·발표해 온 지표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이용한 경험이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다.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개발한 ACSI가 모델이다. 유럽 경영대학원들이 공동 개발해 스웨덴 등 16개국이 쓰는 EPSI를 비롯해 싱가포르의 CSISG, 터키의 TCSI, 남아공의 SACSI 등 총 30여 개국의 고객만족도 지표도 ACSI가 바탕이 됐다. 일본도 2009년부터 JCSI를 시행하는 등 여러 국가가 같은 모델에 근거해 만족도를 측정하고 있으므로 국가와 기업 간 경쟁력 비교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가 차원 NCSI 점수는 73.0점으로 미국의 ACSI 점수 76.7보다 3.7점 낮았다. NCSI는 세계 경제의 회복세에 따라 조사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ACSI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오르면서 역대 최고점을 기록해 차이는 2012년의 3.5점보다 0.2점 더 벌어졌다. 미국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소비 심리도 개선됐기 때문이다.
NCSI와 ACSI를 산업별로 비교하면 TV·승용차·인터넷쇼핑몰·택배 등에서 NCSI보다 ACSI가 10점가량 높은 점수를 받았다. 미국의 제품과 서비스 품질이 한국보다 안정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미국 소비자들이 한국보다 비교적 후한 평가를 하는 경향도 일부 반영됐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NCSI가 앞선 분야도 있었다. 호텔·항공·초고속인터넷·이동전화·IPTV 부문에서는 NCSI가 더 좋은 점수를 받았다. 주유소와 유선전화 서비스는 대등했다.
국내 기업의 만족도 점수를 보면 해외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은 곳이 많았다. 승용차 부문에서 현대자동차의 NCSI 점수는 부문별로 73~76점에 그쳤지만 ACSI 점수는 82점으로 크게 높았다. 기아자동차도 NCSI는 72~75점에 머물렀지만, ACSI 점수는 82점으로 NCSI보다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