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업체들에 호시절이 지나가고 있다. 새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작년의 3분의 1 토막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고가(高價) 제품 시장은 포화상태에 도달하고, 중·저가 시장의 수요에 힘입어 겨우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전문 시장조사 업체들의 분석이다. 당연히 스마트폰 업체들 간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승부처는 중·저가 시장인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 시장이 될 것이다. 신흥 시장 공략은 스마트폰 업체들이 올해 내내 붙들고 고민해야 할 화두다.
◇올해 성장률, 지난해의 3분의 1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를 2012년 7억10만대에서 지난해 10억10만대(추정), 올해는 11억5010만대로 예상했다. 전년 대비 성장률이 지난해는 42%가 넘었지만 올해는 15%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본 것이다.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ASP)도 내려가고 있다. 중저가 제품 비중이 커진다는 뜻이다. 시장조사 업체 IDC는 전 세계 스마트폰 ASP가 지난해 337달러(35만3950원)에서 올해 315달러(33만800원)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특히 선진국 시장은 2012년 491달러에서 지난해 496달러로 약간 올랐다가 올해 489달러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고급 제품을 앞세운 경쟁은 이제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IDC는 "고가 시장은 포화상태에 가까워지겠지만 중저가 시장의 수요 덕에 전체 시장 규모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세계 스마트폰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애플은 지난해 말부터 중국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중국인 왕통 전무를 역대 두 번째 외국인 본사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전략시장인 중국의 휴대전화 영업을 책임지는 중책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신종균 사장도 "중국·인도 등에서 30억명이 일반 휴대전화를 쓰고 있어 스마트폰으로 교체하는 잠재 수요가 크다"며 "'갤럭시' 브랜드를 바탕으로 현지 사정에 맞는 기능을 제공해 신흥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했다.
애플은 지난달 가입자 7억명의 중국 최대 통신사 차이나모바일과 손을 잡았다. 오는 17일부터 아이폰5S·5C를 판매한다.
중국 제조사들의 추격도 거세질 전망이다. 화웨이·레노버는 지난해 3분기 LG전자를 5위로 밀어내고 나란히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3·4위를 차지했다.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업체인 샤오미도 작년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을 271%나 늘리며 10위권 안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64비트 AP, 운영체제 경쟁도 본격화
스마트폰 경쟁의 초점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옮아가고 있다. 더 빠르고 편리한 스마트폰을 내놓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진다. 우선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반도체인 AP(응용프로세서) 경쟁이다. 애플이 지난해 9월 처음으로 64비트 AP가 탑재된 아이폰5S를 내놓았고, 새해엔 안드로이드 진영 업체들도 이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64비트 AP는 현재 주로 쓰이는 32비트 AP보다 이론적으로 연산 속도가 2배 빠르다. 모바일용 AP 시장의 강자인 퀄컴이 지난달 64비트 AP '스냅드래곤 410'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도 64비트 AP를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시스템 반도체) 부문 우남성 사장은 "얼마 전까지도 스마트폰에 64비트 AP가 꼭 필요한지 묻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삼성전자의) 64비트 AP가 언제 나오느냐고 묻는다"고 했다. IT업계에서 64비트 스마트폰 시대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구글과 애플이 95% 이상을 장악한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삼성·인텔도 독자 OS 개발·확산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MS는 지난해 노키아를 인수하며 '윈도폰' OS 점유율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전자와 인텔 등이 주도하는 '타이젠(tizen·모바일 기기는 물론 자동차, TV 등에 탑재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인 운영체제)' 연합의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타이젠 연합은 다음 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타이젠 OS 행사를 연다는 초청장을 외신에 발송했다. 타이젠 연합은 이 행사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IT업계에서는 올해 초 타이젠 스마트폰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SA는 "상반기 안에 타이젠 스마트폰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