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 5위를 달리는 현대차그룹이 내년 자동차 생산·판매 목표를 786만대로 정했다. 올해 예상치인 750여만대보다 최대 4.8% 늘어난 수치다. 현재 세계 4위인 르노·닛산 그룹과의 판매량 차이가 20여만대임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현대차그룹이 4위권에 진입하는 것도 가능한 상황이다.
3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1월 2일 열리는 시무식에서 이 같은 판매 목표를 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10월까지 세계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5.4% 늘어난 615만대의 차를 판매했다. 1~3위를 달리는 도요타(812만대)와 GM(807만대), 폴크스바겐그룹(785만대)과는 격차가 크지만, 4위인 르노·닛산(634만대)과는 20만대 가량밖에 차이가 나질 않는다. 6위인 포드의 판매량은 527만대 수준이어서 당장 현대·기아차를 뛰어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내년 판매 목표를 786만대로 정하며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목표 달성의 관건은 중국 판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각각 내년 중국 쓰촨성과 옌청에 상용차 공장과 승용차 3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생산 규모가 각각 16만대와 30만대에 달한다. 판매만 뒷받침이 돼준다면 30만~40만대 가량의 추가 생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최근 출시한 제네시스와 내년 상반기 출시하는 신형 쏘나타의 성공 여부도 관건이다. 제네시스와 쏘나타는 각각 고급차와 중형차를 대표하는 현대차의 베스트셀링 모델로 국내는 물론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될 전략 차종이다. 기아차도 신형 카니발과 쏘렌토 등을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정 회장은 이 밖에도 신년사에서 품질 경영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라는 주문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3일 개최한 해외 법인장 회의에서 정 회장은 "신차들의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내년 세계 자동차 시장 성장률을 4.1%로 전망한 바 있다. 미국과 중국의 성장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사정이 어렵던 유럽과 인도, 러시아 시장도 내년에는 완만한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내년에도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강조하겠다는 것이 그룹의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