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저축은행을 묶어 파는 '1+3' 패키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일괄매각과 개별매각을 두고 정부와 우리금융지주(316140)의 일부 사외이사들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는 24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하기로 했지만 아직 이사회조차 열지 못했다. 대신 간담회를 열고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를 일괄매각할 지 개별매각할 지를 두고 사외이사들 간 격론을 벌였다. 이날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지난 20일에 이어 또 한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금융 일부 이사는 "정부가 민영화의 최대원칙으로 제시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원칙에 부합하려면 우리투자증권에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KB금융에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배임에 해당될 수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주장하는대로 일괄매각을 진행해도 배임 혐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정부는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우리투자증권ㆍ우리자산운용ㆍ우리아비바생명ㆍ우리금융저축은행을 한 패키지로 팔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시장에서 제값을 받기 어려운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사실상 우리투자증권에 끼워 팔기로 한 것이다. 다만 우리투자증권을 제외한 3개사에 대해서는 개별 매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본방침은 '일괄매각'이지만 '개별매각'의 여지도 열어둔 것이 논란을 불러왔다. 농협금융은 4개사의 묶음 가격만 적어냈지만 사모펀드인 파인스트리트는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자산운용만 별도로 인수할 때의 가격을 따로 제시했다. KB금융은 우리투자증권에 대해서는 다른 후보군보다 1000~2000억원 높은 가격을 써낸 반면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저축은행은 마이너스 가격을 제시했다.
패키지로 매각할 경우 농협금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예정이다. 파인스트리트는 패키지 입찰가격을 1조1500억원으로 가장 높게 써냈지만 투자확약서(LOC)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감점 요인이 커 1조1000억원을 제시한 농협금융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투자증권만 개별매각할 경우 KB금융의 가격이 가장 높아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일괄 매각이 맞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국회에 출석해 "정부 입장에서는 배임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 위원장의 발언과 금융위 관계자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개별매각을 주장한 일부 사외이사들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정부가 배임이 아니라고 한다고 해서 이사회가 배임 논란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또 연기될 경우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연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마친 뒤 실사를 진행해 빠른 시일 내에 매각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하지만 대상자 선정이 미뤄지면서 내년에 본격적으로 진행될 우리은행 매각 작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