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근식 아이센스 대표

차근식 아이센스 대표이사가 노래방에서 자주 부르는 곡이 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란 노래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밴드 활동을 했을 만큼 악기 연주와 노래에 관심이 많지만, 무엇보다 이 곡의 가사에는 그의 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이센스는 자신의 혈당 수치를 직접 측정할 수 있는 자가 혈당 측정기와 혈액 내에 있는 전해질, 가스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혈액 분석기 등을 제조ㆍ판매하는 업체다. 2003년 처음으로 제품을 출시한 이후 현재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세계 60여 개국에 진출했고, 매출의 80% 정도가 수출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뉴질랜드 정부 입찰을 통해 3년간 독점 공급이라는 쾌거를 올렸고, 올해 초 세 번의 도전 끝에 코스닥시장 상장에 성공하기도 했다.

차 대표는 최고경영자(CEO)가 가져야 할 가장 큰 자질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사람들이 적절하게 일할 수 있도록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평소 지론이다. 차 대표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이 있듯이 연구 기술에 사람들의 유연한 사고가 더해져야 좋은 제품과 회사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를 운영하다 난관이 닥칠 때 찾는 해법도 결국 ‘사람’이다. 차 대표는 “사업은 여러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순하게 판단하기 매우 어렵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갖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사업이나 조직 운영을 위해 많은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또 외부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쌓는 것도 통찰력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차 대표는 고려대 화학과를 나와 미국 미시간 대에서 박사 학위를 땄다. 현재 광운대학교 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기도 하다. 가장 잘 알고,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만큼 향후 회사의 성공 가능성도 높이 보고 있다.

차 대표는 “글로벌 기업인 로슈, 존슨앤드존슨, 애보트, 바이엘 등이 혈당 측정기 시장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시장의 단가 인하 등으로 이들은 사업을 유지해야 할지 고민하는 상황”이라며 “아이센스 입장에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헬스케어사업도 기회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만성질환을 관리하기 위한 유헬스케어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국내뿐 아니라 미국 등 해외에서도 원격진료가 이뤄지고 있다”며 “혈당 측정기는 이런 사업의 기본 구성품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 대표의 꿈은 아이센스가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는 것이다. 아이센스는 설립 이후 원주와 송도에 공장을 건립ㆍ가동하고, 선진국 시장에 진출해 빠르게 성장해왔다. 2004년 18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665억원으로 10여년 만에 37배 늘었다.

차 대표는 “그동안 아이센스의 기술과 제품이 선진국을 포함한 해외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는 사업을 다각화하고, 확장해서 국내 대표 바이오 벤처 기업이 아니라 세계 속의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