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과 우리자산운용·우리저축은행·우리아비바생명 등 ‘1+3’ 패키지 매각이 당초 정부가 제시했던 일괄매각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농협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20일 우리투자증권 등 4개사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보류했던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오는 24일 간담회를 열어 일괄매각 원칙 대로 매각을 진행할 것인지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일괄매각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우리저축은행과 우리아비바생명의 매각 가격 때문에 (너무 낮은 가격에 파는)배임이라는 이사진의 의견이 있었지만 이번에 팔지 않았다가 나중에 추가 증자 등으로 (우리금융지주의)돈이 더 들거나 매각이 아예 안되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우리투자증권 등의 매각 발표 당시 4개사 패키지 매각을 추진하되 매각대금을 많이 받을 수 있다면 분할매각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인기가 많은 우리투자증권만 따로 팔지는 않고 우리저축은행 등 다른 계열사와 붙여 매각하겠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 20일 우투증권 패키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사외이사 일부가 우리저축은행과 우리아비바생명 매각 가격이 너무 낮은 점을 들어 헐값 매각에 따른 ‘배임 문제’를 제기하자 결정을 연기했다. 일괄 매각 방침을 유지할 경우 농협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만 개별 매각 방침으로 바꾸면 KB금융지주가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는 상황이다.

전체 패키지 입찰 가격은 농협금융지주가 1조1000억원으로 1조원을 써낸 KB금융지주 보다 높지만 우투증권만 놓고 보면 KB금융지주가 1조1500억원으로 농협금융지주의 9500억원보다 높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는 그러나 우리아비바생명에 -1500억원, 우리저축은행에는 -500억원을 제시해 일괄 인수를 사실상 포기했다.

사모펀드인 파인스트리트는 패키지 입찰가격을 1조1500억원으로 가장 높게 써냈지만 투자확약서(LOC)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감점 요인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농협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자금 조달 계획이 100% 증명됐다”고 말했다.

우투증권 ‘1+3’ 패키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곧바로 실사가 진행되고 최종적으로 인수가격을 협상하게 된다. 금융당국은 우투증권과 경남 광주은행 매각 절차를 올해내 마무리짓고 내년 중으로 우리금융지주에서 규모가 가장 큰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