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나눔의 시즌'을 맞아, 세계적인 유명 기업인들의 기부 방식이 눈길을 끌고 있다.
기부단체나 방송사 등을 통해 기부금을 전달하는 우리나라 기업인들과는 달리, 자신의 유명세와 재능을 십이분 활용해 다양하고 재기 넘치는 방식이 많다.
"나는 죽기 전 재산의 1%만 남기고 나머지는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선언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기부 촉구 운동도 눈에 띈다.
◇'점심식사'·'비트코인'도 기부?…어떻게 가능한가 봤더니
'오마하의 현인(賢人)'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은 매년 자신과의 점심식사를 경매에 부친다. 워런 버핏과 점심식사를 하며 '귀중한 정보'를 얻고픈 사람들이 경매식으로 높은 금액을 부르고 가장 높은 금액을 부른 사람이 내놓은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 2000년부터 올해로 14년차를 맞았다.
올해 버핏과의 점심식사엔 8명이 응찰, 100만100달러(약 10억5000만원)에 낙찰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엔 역대 최고가인 346만달러(약 36억4000만원)를 기록했으며, 2011년엔 펀드매니저 테드 웨시러가 263만달러를 내고 버핏을 만났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버핏으로선 일종의 '재능 기부'를 한 셈이다.
이 방식은 신선한 충격을 던져줘, 모방하는 기업인들이 잇따라 생겼다.
점심식사 경매를 진행하는 단체(채리티버즈)도 따로 생겼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자신과의 점심식사를 경매에 내놔 61만달러를 기부했으며, 야후의 마리사 메이어 최고경영자(CEO)도 이렇게 9만달러를 내놓았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배우 기네스 팰트로, 유명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 엘론 머스크 테슬라자동차 CEO 등도 이렇게 기부에 참여한 경우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전통적인' 재능기부를 선택한 경우. 세계 최고 도시 뉴욕을 '주물렀던' 이력을 십분 활용, 컨설팅업체 '블룸버그어소시에이츠'를 설립하고 도시행정과 관련한 노하우를 무료로 전수 중이다.
최근 세계 경제에서 화제가 된 비트코인(가상화폐) 기부도 등장했다.
비트코인 거래소 '비트미'의 설립자 아비쉬 바마와 션 라빈은 지난달 필리핀 태풍 피해로 고통받는 필리핀 국민들을 돕기 위해 '필리핀 태풍 안정 비트코인 지갑'을 만들어 현지 적십자에 전달했다. 현재까지 67비트코인(약 6600만원)이 모금된 상태라고 한다. 물론 이 액수는 비트코인 환율에 따라 등락을 거듭한다.
◇빌 게이츠 19억달러, 워런 버핏은 18억달러…"재산 환원도"
'억만장자'들의 자선단체 기부도 활발하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빌 게이츠 MS 창업자 부부는 지난해 19억달러(약 2조원)를 기부해 미국 최고 기부왕에 올랐다.
워런 버핏 회장은 18억7000만달러로 2위를 차지했고, 3위는 월가의 투자자 조지 소로스(7억6300만달러)였다. 이어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5억1900만달러), 월마트의 월튼 일가(4억3200만달러) 순이었으며, 일라이 브로드 부부(3억7600만달러),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3억7000만달러), 폴 애런 MS 공동창업자(3억2770만달러), 사업가 척 피니(3억1300만달러), 인텔 창업자 고든 무어 부부(2억5050만달러) 등도 자선단체에 거액을 내?다.
이중 빌 게이츠 의장과 버핏 회장은 재산 사회 환원 약속까지 했다.
두 사람은 '기빙플레지' 프로그램을 통해 억만장자의 재산 사회환원을 촉구했고, 이에 힘입어 2010년부터 현재까지 122명의 억만장자가 재산 환원을 약속했다. 최근엔 소셜커머스 그루폰의 에릭 레프코프스키 CEO가 재산을 환원하겠다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화제가 됐다.
한편, 미국의 자선활동 전문잡지인 독지연대기(The Chronicle of Philanthrophy)에 따르면, 미국인의 평균 재량소득(5만4738달러) 가운데 평균 2564달러를 소득 대비 기부금 비율이 약 4.7%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2011년) 소득 대비 기부금 비율은 0.24%과 비교하면 20배 정도 격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