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0대 기업을 이끌고 있는 CEO들 가운데 한양대·성균관대·한국외대 출신이 크게 약진(躍進)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방 소재 대학 출신도 분전(奮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500대 기업 CEO 'SKY' 강세 속 한·성·외대 '약진' 눈길

최근 발간된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CEO 651명(공동대표이사·단독대표이사 포함) 가운데 학력이 파악된 608명을 분석한 결과, 단일 학교로 가장 많은 이들은 서울대 출신으로 154명에 달했다. 주요 CEO 5명 중 1명은 서울대를 졸업했다는 얘기다.

다음은 고려대와 연세대로 각각 84명, 56명이었다. 그 결과 서울대·연세대·고려대를 포함한 SKY대 출신은 전체의 48.3%에 달했다.

눈에 띄는 건 한양대·성균관대·한국외대의 약진이다. 608명 가운데 한양대 출신 CEO는 40명으로 4위에 올랐고, 성균관대가 26명(5위), 한국외국어대가 17명(6위) 순이었다.
8명 중 1명은 이들 3개 대학 출신인 셈이다. 전체 가운데 서강대와 중앙대 등을 합치면 500대 기업 CEO 중 66.7%가 서울 소재 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소재 대학 출신도 상당했다. 지방 대학 중 영남대 출신(15명)이 가장 많았고, 그 뒤를 부산대(12명)와 경북대(11명), 전남대(5명), 전북대(3명), 관동대(2명) 등이 이었다. 지방 소재 대학 중에는 영남 지역 출신 CEO들의 활약이 눈길을 끈다.

◇'개룡남' 시대 끝났다지만… 죽지 않은 '고졸 신화'

고졸 출신도 4명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원에너지서비스 조민래 대표이사는 경남공고 졸업 후 1973년 체신부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가 1988년 SK텔레콤으로 이직하면서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삼동 이이주 대표이사는 경남 남해수산고 졸업 후 명광사에서 일하다 1977년 창업, 현재 매출 1조원대의 중견 기업을 일궈낸 '전설' 같은 존재이다. 창업 4년만에 회사가 부도나는 등 부침도 있었지만 뚝심으로 이겨냈다고 한다.

부산상고를 졸업한 화승네트웍스 배태균 대표이사도 부산은행에 입사, 부행장까지 지낸 입지전적인 인물. 2010년 화승네트웍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비철금속 제조업체인 서원의 조시영 대표이사는 군산고를 졸업하고 1974년 창업, 현재 대창·서원·에센테크 등 3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 기업 CEO로 거듭났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때 잠시 위기를 맞았지만 외국 자본 유치 등 효과적인 대응으로 넘겼다.

◇여러 계열사 돌다 CEO 오른 경우가 많아… 공무원 출신도 14명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과정을 통해 CEO 자리에 오르게 됐을까. 입사 방식과 경력이 파악된 612명을 분석한 결과, 한 회사에 평사원으로 입사, 대표이사까지 오른 경우가 가장 많았다(357명). 경력직으로 입사하거나 스카우트된 사례는 236명, 창업한 경우는 19명이었다.

이중 평사원으로 입사하거나 창업해 CEO 자리에 오른 376명 중 상당수가 여러 계열사를 돌며 근무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500대 기업 가운데 삼성·현대·SK·LG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다수 포진해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여러 계열사를 돌다 능력을 인정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시사저널은 전했다.

특히 포스코의 경우 포스코건설·포스코에너지 등 12개 계열사의 CEO 전부가 포스코에서 일하다 CEO가 됐으며, 삼성SDI·삼성카드 등의 대표이사도 다른 계열사로 입사해 지금 회사의 CEO 자리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창업해 500대 기업에 입성한 13개사도 눈에 띄었다. 네이버로 상징되는 NHN을 비롯, 성동조선해양, 뉴옵틱스, 모뉴엘, 하이호금속, 파트론, 유라코퍼레이션, 지오영, 케이피아이씨코포레이션, 디아이디, 네오위즈게임즈, 엔씨소프트, 넥슨코리아 등이다. 1990~2000년대 벤처 열풍에서 살아남은 게임·IT 기업이 상당수를 차지한 것이 눈에 띈다.

정부 부처 공무원으로 일하다 CEO로 자리를 옮긴 경우도 14명이나 됐다. 한국전력공사 조환익 대표이사와 LH 이재영 대표가 대표적인데, 두 사람은 각각 산업자원부와 건설교통부에서 잔뼈가 굵은 공무원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