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숏커버링 효과'가 사라졌다. 숏커버링이란 공매도(주식을 빌려서 팔아 놓은 것)를 해 놓았던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주식을 빌려준 투자자들은 연말에는 자기 이름으로 다시 주식을 돌려놓아야 연말 기준으로 나오는 배당을 받기 수월하다. 이 때문에 일단 빌려줬던 주식을 다시 받아오는데, 이 경우 주식을 빌려 팔아 놓았던 공매도 투자자들 역시 주식을 다시 사들여서 원래 주인에게 갚아야 한다. 이런 매수세가 일면서 공매도가 많았던 종목은 연말에 주가가 오르는 '숏커버링 효과'를 누리는데, 올해는 이런 효과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사라진 숏커버링 효과
18일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최근 3개월(9~11월) 동안 공매도가 많았던 종목들의 12월 주가 상승률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밑돌았다. 대차잔고(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물량) 5% 이상 종목들 중 공매도 평균 매도가가 11월 29일 종가보다 높은 종목의 상승률(-7.3%)이 코스피 지수 상승률(-3.4%)에 못 미친 것이다.
이는 작년이나 재작년 같은 기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작년은 공매도가 많았던 종목들의 상승률이 13.1%로 코스피 지수 상승률(3.1%)을 10%포인트가량 웃돌았고 재작년 역시 공매도 종목들의 상승률(4.4%)이 코스피 지수 상승률(-0.4%)보다 높았다. 공매도 평균 매도가가 현재 주가보다 높으면 이익을 보고 있다는 의미인데, 공매도 청산으로 이익을 남길 수 있음에도 투자자들이 숏커버링을 하지 않고 있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주가 하락에 베팅…개별 악재 영향 더 커"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 하락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전망 때문에 숏커버링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분석한다. 공매도를 한 경우 주가가 하락하면 이익을 보는데, 주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굳이 숏커버링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공매도가 많았던 종목들이 개별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은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조이맥스의 경우 히트작 '윈드러너'에 이은 후속 게임의 성공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에 12월 들어 28%가량 하락했고, 모회사인 위메이드 역시 실적 우려에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3분기 적자를 기록한 잉크테크가 21% 하락했고, 삼성엔지니어링·현대상선·GS건설과 같은 대형주들 역시 업황 부진과 대규모 프로젝트 취소 등 악재로 고전하고 있다.
대차잔고 역시 큰 변화가 없다. 숏커버링이 발생하면 대차잔고가 줄어드는데 올해는 12월 들어서도 대차잔고가 크게 줄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는 11월 30일 유가증권시장 전체 대차잔고가 7억5538만주에서 12월 31일 5억3718만주 수준으로 28.8% 감소한 바 있다.
◇롱숏펀드 인기도 한몫
올해 인기를 끌고 있는 롱숏펀드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롱숏펀드는 주가가 오를 만한 종목은 사고(long), 내릴 만한 종목은 공매도(short)하는 전략을 취하는데, 주가가 계속 떨어질 경우 공매도 종목에서 이익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계속 공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롱숏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공매도가 많아진 반면, 숏커버링은 이뤄지지 않아 주가 상승 효과가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들어 설정액 10억원 이상 롱숏펀드 15개에 자금이 총 1조원 이상 몰렸다. 롱숏펀드 인기와 더불어 공매도 종목도 늘어났다. 11월 29일 기준 대차잔고가 5% 이상인 종목은 138개로 지난해 69개, 지지난해 26개보다 크게 증가했다.
문수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롱숏펀드로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공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숏커버링
공매도를 해놓았던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공매도
주식·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것. 없는 상품을 판 후 결제일이 돌아오기 전에 주식·채권을 구해 매입자에게 돌려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