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전자는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의 40%에 달하는 2억1500만대를 팔았다.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페이스북 매출을 합친 것과 맞먹는 1900억달러(200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런데도 이건희 회장은 지난여름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더 분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가 15일(현지 시각) 삼성전자가 느끼는 위기감을 집중 조명했다. 세계 최고 전자 기업으로 올라섰지만, 내부 분위기는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만 빼고 다 바꾸라"고 질책했던 20년 전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어 삼성전자가 극복해야 할 두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빠른 추격자(fast-follower)'에서 '시장의 선도자(trend setter)'로 변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 대 소니'의 저자인 싱가포르국립대 장세진 교수는 "과거 삼성전자는 늘 쫓아갈 상대가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전략이 필요하지 않았다"며 "정상에 올라 '어디로 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지금의 상황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구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일이다. 스마트폰의 하드웨어적 성능은 이제 평준화하고 있다. 각종 기능과 앱(응용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이 소비자의 선택을 결정하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애플은 독자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는 다른 제조사 제품에도 들어간다. 즉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싫증을 느낀 고객은 언제든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다른 회사 제품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해법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찾고 있다. 우선 소프트웨어·서비스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실리콘밸리의 문화를 도입하고 있다. 지난 2월 실리콘밸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지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치하고 인수할 만한 유망 벤처기업을 찾고 있다. 또 기술력이 있는 벤처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제품을 독점적으로 공급받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고 NYT는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