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월 1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시멘트의 계속기업가치(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3000억원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동양시멘트의 자기자본도 3000억원 이상이어서 감자(減資) 필요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관리인과 채권자 등은 다음 달 관계인 집회를 열고 구체적인 회생계획안을 만들 계획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양시멘트의 조사위원인 대주회계법인은 최근 이런 내용을 관계자들에게 보고했다. 대주회계법인은 20일까지 최종 조사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초안 보고서에 따르면 동양시멘트의 계속기업가치는 9850억원, 청산가치는 6570억원으로 나왔다. 동양시멘트를 청산하는 것보다 지원하면서 살리는 게 더 낫다는 것이다. 동양시멘트의 자산총액은 1조2000억원대로 부채총액(9200억원대)보다 약 3000억원 많았다. 지난달 대규모 감자설이 돌았으나 이처럼 자기자본이 3000억원 이상 많은 것으로 나오면서 감자 가능성은 낮아졌다. 감자는 일반적으로 부채가 많을 때 부채를 줄이기 위해 실시한다. 예를 들어 자본금이 100원인 회사가 10대 1로 감자해 자본금을 10원으로 줄이면 그 차액인 90원은 자본준비금이 되는데 그만큼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시멘트의 감자 여부는 법원이 최종적으로 판단할 문제지만 자기자본이 많아 감자를 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9월말과 비교하면 부채총액은 1조1322억원에서 약 2100억원 줄었다. 동양시멘트의 부채는 금융권 대출 외에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상거래 채권까지 모두 합한 것이다.

자기자본이 많아도 경영진의 책임을 묻기 위해 지배주주의 지분은 감자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동양시멘트는 지배주주의 감자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9월말 기준 동양시멘트의 최대주주는 ㈜동양(001520)으로 54.96%를 갖고 있다. ㈜동양도 동양시멘트와 함께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다. ㈜동양은 보유 자산이 동양시멘트, 동양매직, 동양파워 등 계열사 지분이 대부분이어서 만약 ㈜동양이 가진 동양시멘트 지분이 감자 등으로 낮아지면 ㈜동양 채권자들에게 줄 자금이 줄게 된다.

동양시멘트 법정관리인과 채권자 등은 내년 1월 9일 관계자 집회를 열고 2월 중순까지 구체적인 회생계획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회생계획안에는 동양시멘트가 가진 자회사를 매각하고 채무 변제기한을 늘리는 등의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동양시멘트는 삼척화력발전 사업 운영권을 가진 동양파워㈜ 지분 55%와 석회석 광산을 개발·운영하는 '다물제이호'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시멘트는 보유 자산이 상대적으로 많고 실제 사업도 하고 있어서 법정관리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