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KT)의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가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과 권오철 SK하이닉스 고문, 김동수 법무법인 광장 고문, 임주환 고려대 세종캠퍼스 교수 등 4명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후보 대부분이 기업 경영 경험이 거의 없거나 IT서비스업 분야의 경험이 일천한 인물들 일색이어서 함량 미달 인사가 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KT CEO 추천위원회는 15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약 두 시간동안 서울 서초사옥에서 회의를 갖고 지난달 사퇴한 이석채 회장의 후임으로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권오철 SK하이닉스 고문, 김동수 고문, 임주환 교수 등 4명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CEO 추천위는 이날 20여명의 후보자들의 전문성, 경영능력, 도덕성 등을 검증하기 위한 의견을 최종적으로 교환했다. 후보군에 대해 갖가지 루머가 퍼지는 상황에서 CEO 면접 대상자를 뽑는 과정에서 고민이 컸다는게 KT 측의 설명이다.
CEO 추천위는 경영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해 16일 이들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CEO추천위는 각 후보들에 대해 IT분야의 전문성으로 비롯해, 공기업과 민간기업 사이에서 갈등을 빚는 KT의 현 상황을 고려해 개혁과 혁신 방향에 대해서 집중 질의할 예정이다.
KT관계자는 "추천위에서 면접일정에 대해서 후보자들에게 개별 통보 했다"며 "광대역 LTE 주파수 확보와 기지국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후보자들에게 IT지식과 경험에 대한 질문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KT 정관에 따르면 CEO 추천위원회의 심사평가 기준은 다음과 같다. ▲경영·경제에 관한 지식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력·학위 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경영경험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과거경영실적, 경영기간 ▲최고경영자로서 자질과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 ▲정보통신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 등 네 가지다. 앞서 CEO 추천위는 개혁과 혁신 추진력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를 새로운 심사기준으로 추가했다.
KT를 비롯해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CEO추천위원회가 차기 CEO 후보 선임을 서두르면서 구시대 인물과 함량 미달 인사들로 후보를 압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기부터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 김동수 고문은 정보통신부 차관 출신이지만 기업 실무 경험과 경영 능력에서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위 공직자 출신으로 넓은 인맥을 이용해 법률회사 자문역을 수행한 것도 논란이 될 수 있다.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은 반도체 분야에서 '황의 법칙'이란 신화를 낳은 인물이지만 제조업 출신으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는 통신업체 총수로는 적절치 않다는 평가다. 특히 삼성전자 출신이 CEO가 될 경우 급격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불안감이 감돌면서 조직적 반발도 예상된다.
권오철 고문 역시 SK하이닉스 사장 재임 시절 SK그룹과 인수합병을 성공시키는 등 깔끔한 경영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지만 반도체 제조업 출신 경영인이란 한계가 있고, 임주환 교수 역시 연구원과 교수 경험이 전부여서 거대 기업 운영 능력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종 CEO후보에 오르려면 CEO 추천위원회에서 위원장을 제외한 재적 위원 과반수 이상이 찬성표를 받아야 한다. 최종 후보는 내년 1월 주주총회를 거쳐 KT의 CEO로 취임하게 된다.
현재 CEO추천위는 이현락 세종대 석좌교수를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김응한 변호사,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 성극제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 송도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이춘호 EBS 이사장, 차상균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 등 사외이사 전원, 사내이사인 김일영 코퍼레이트 센터장(사장) 등 8명으로 이뤄졌다.